금감원, 해외주식 불법리딩방 손본다
by최훈길 기자
2024.06.18 15:34:09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카카오톡 등 채팅앱 오픈채팅방에서 해외주식 매수를 권유하고 불법리딩으로 사기를 치는 증권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금융감독당국이 전방위 점검에 나섰다.
18일 취재 결과 금감원은 불법 리딩방과 관련된 해외 종목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고 소비자 보호 방안,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해외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법 리빙방 피해에 대해 대책을 모색하는 취지에서다.
앞서 금감원은 해외주식 매수를 유인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보유 주식을 매도한 뒤 주가 급락 시 채팅방 폐쇄, 잠적하는 불법리딩이 잇따르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계좌수는 80만좌(2019년 기준)에서 850만좌(2023년 6월말 기준)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유튜브 주식강의 동영상, 포털 주식투자 광고 등 상담신청 메뉴에 핸드폰 번호를 남기면 카카오톡으로 개별 연락한다. 채팅방에 들어가면 생소한 해외 주식을 추천하며 높은 수익률을 장담한다. 바람잡이들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매매를 유인한다.
이후 이들은 투자금을 늘려야 수익도 크다며 대규모 투자를 종용한다. 개인투자자의 최종 매수 직후 주가가 80% 이상 하락하고 개인 투자자가 주가하락에 항의하면 공매도 때문이라고 둘러대고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시킨다.
외국투자 전문가로 소개하고 일대일 채팅방 개설 후 초대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통역어플을 사용하는 듯 어눌한 한국말을 사용하며 수익률 높은 해외주식 종목을 추천하고, 몇 차례 매수 및 매도를 지시한다. 이후 주가가 80% 이상 하락하면 채팅앱에서 연락을 두절한다.
관련해 금감원은 투자전문가 이름을 사칭해 채팅앱에서 행해지는 해외주식 매매리딩을 무조건 신뢰해 투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일대일 투자 조언을 듣는 경우라면 정식 투자자문업체 여부, 업체명, 운영자 신원 및 연락처 등을 확인해달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해외주식의 공시 서류, 뉴스 등을 통해 기업 실적, 사업의 실체 등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인을 사칭하며 추천하는 종목은 대부분 해외증시에 상장된 지 6개월 미만의 주식으로 급락하기 쉽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