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탄소중립 협조 요청에 경제계 “정부 지원 필요”(종합)

by이명철 기자
2021.10.08 16:21:17

올해 4번째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 최태원 등 참석
홍남기 “NDC 상향·단계적 일상회복 전환…경제·사회 대전환”
최태원 “탄소중립 막대한 비용 소모…기업 혼자 할 수 없어”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만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대외 리스크와 반도체 공급망 문제 등에 대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홍 부총리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5단체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경제 단체장들과의 간담회는 올해 2월 2일, 4월 16일, 8월 11일에 이어 4번째다.

홍남기(앞줄 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태원(앞줄 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단체장과의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는 홍 부총리와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이호승 정책실장도 자리했다.

홍 부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10월은 글로벌 경제 회복 흐름 속 리스크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NDC 상향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전환 토대도 마련되는 등 경제·사회적 대전환의 모멘텀이 될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철저한 대비를 위해 정부와 경제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협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단계적 일상회복 준비, 탄소중립과 2030 NDC 조정,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우선 정부는 10월 전국민 70% 백신접종을 계기로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버팀 한계, 소비력·투자력 회복에 대한 절박감도 감안(해야 한다”며 “방역 개편 시나리오 단계에 맞춰 소비 활력, 소상공인, 문화·관광, 취약계층 등 분야별 대응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민관합동 탄소중립위원회에서는 논의한 NDC 40%로 상향과 관련해서는 기업 부담을 덜기 위해 경제구조 저탄소화, 저탄소 생태계 조성, 공정한 전환 지원 등 3가지 측면을 지원할 방침이다.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경제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내년도 탄소중립 예산을 올해보다 63% 늘어난 약 12조원을 편성한 점을 소개하고 탄소중립, NDC 이행은 어렵지만 함께 가야할 길이라며 경제계의 각별한 협력도 요청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 등 공급망이 현안이다. 홍 부총리는 “18일에 새로 만든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1차 회의를 개최해 공식적으로 밀도 있게 논의할 방침”이라며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GVC) 움직임에 업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미국측과 미리 협의하고 대응방향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은 NDC 상향안에 대한 재계 우려를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최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2050 탄소중립’에 기업들 부담이 상당히 크다”며 “특히 2030 NDC는 목표 달성까지 8년밖에 남지 않아 현실적 가능성에 대한 상당히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어 “탄소중립 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기업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내년에 조성 예정인 기후대응기금과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적극 투입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현안에 대해 기업·경제계의 인식과 애로사항, 제언 등을 전달하는 등 심도 있게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남은 4분기에 대비해 경제계-정부, 그리고 노-사가 2인3각의 자세로 힘을 모아 더 촘촘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경제계의 협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