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한국기업, 신장위구르 인권침해 연루 가능성"…韓 "사실 아냐"
by정다슬 기자
2021.05.13 15:09:33
韓뿐만 아니라 14개 주요국에 일괄 성명
기업들 유엔 보고서측에 소명
[이데일리 정다슬 피용익 기자] 유엔 인권보고관들이 삼성과 LG 등 한국기업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침해와 관련된 기업들로부터 제품을 구매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한국정부와 기업에 해명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이 정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13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우리 정부는 “한국의 기업들이 신정 지역을 포함한 중국 내 공급망 등을 통해 인권 침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관의 질의에 이같이 회신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서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총 14개국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송부한 것”이라며 “질의 취지에 따라 우리 정부가 우리 기업의 인권존중 확보를 위해 취해 온 그간의 법적이고 정책적인 노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2일 보고관들이 우리 측에 보낸 질의서에 따르면 보고관들은 휠라, 해지스, LG, LG디스플레이, 삼성 등을 지목했다.
| 3월 12일 유엔 인권보고관들이 한국측에 보낸 질의서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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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한국기업들이 연루됐다는 주장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와 노동법 위반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장 및 중국 내 기업들로부터 제품을 조달하는 한국기업들이 자신의 공급망에서 인권 침해가 이뤄지는지 제대로 점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관들은 한국 정부에 기업들이 사업 운영과 공급망에서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시행 중인 법적·정책적 조치를 취하고 향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문의했다. 또 공공조달 부문에서 위구르족 인권 침해와 관련 있는 기업으로부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국내 기업에서 인권 침해를 당한 해외 피해자들이 한국 사법 프로세스 내에서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는지도 알려달라고 했다.
보고관들은 한국 정부와 별개로 언급된 기업들에게도 질의서를 보내 소명을 요청했으며 일부 기업은 이미 회신을 완료했다.
삼성 관계자는 “유엔의 인권 관련 노력을 지지하며 앞으로도 잘 살펴보겠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역시 해당 사실이 없다는 내용으로 이달 초 답신했다. LG 관계자는 LG전자는 신장 위구르 지역 대상 협력사가 없고, LG디스플레이는 언급된 협력사 2곳 중 1곳은 거래관계가 없으며, 다른 1곳은 2020년 무렵 거래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 갭(Gap)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신정지역에 대한 성명. 신장을 거친 모든 생산품, 재료 등은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GAP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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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심화와 더불어 강제 노동 의혹이 있는 신장 위구르 쪽 제품을 사용할지 여부는 글로벌 기업들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H&M, 나이키, 아디다스, 갭(GAP)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는 신장 위구르 지역의 목화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중국에서는 이들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무인양품은 지난해 신장 현지 면화 농장을 조사했을 때 실질적인 인권 침해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신장 면화 사용이 오히려 위구르족 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휠라차이나 역시 신장 위구르 목화를 사용하지 말자는 주장을 지지하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의 탈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휠라차이나는 휠라홀딩스와 중국 패션그룹 안타스포츠의 합작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