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태현 기자
2014.09.24 17:10:30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미국 전자결제 회사 페이팔이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 결제업체들과 손잡는다. 잠재적 경쟁자로 비트코인을 경계해온 페이팔이 비트코인 사용 확대를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 셈이다.
페이팔은 23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비트코인 결제업체 비트페이(BitPay), 코인베이스(Coinbase), 고코인(GoCoin) 등 글로벌 3대 비트코인 결제업체와 제휴를 맺고 게임, 음악 파일, 전자책 등 디지털 상품 판매자에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북미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적용되며 디지털 상품 판매에 한정될 뿐 실제 물건 판매하는 판매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페이팔 결제 허브 서비스를 쓰는 디지털 상품 판매자들은 누구라도 비트코인을 결제화폐로 받을 수 있다.
페이팔은 지금껏 비트코인에 적대적 입장을 취해왔다. 비트코인 결제가 확대되면 일반 통화를 관리하는 페이팔 입지가 그만큼 좁아지기 때문이다. 페이팔 모(母)회사 이베이도 앞서 이 같은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랬던 페이팔이 ‘비트코인 끌어안기’에 나선 데에는 애플의 전자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때문이다. 애플은 이달초 차세대 스마트폰과 함께 원터치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페이팔이 애플페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비트코인 선점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