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현대엘리, 상선 주식 또 파생계약..`백기사` 추가확보
by김세형 기자
2010.12.29 19:38:41
현대상선 실권주, 자사주 4.1%..NH.대신證 2년간 파생계약
넥스젠 따라하기..보장수익률 연 7.5%, 만기시 손실땐 보전
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9일 19시 3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세형 박수익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와 NH투자·대신증권간의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현대상선 지분 4.1% 가량을 향후 2년간 우호지분화했다. 기존의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자회사 넥스젠캐피탈과 거의 동일한 계약을 통해 또다른 백기사를 확보한 셈이다.
두 증권사는 현대상선 유상증자 실권주와 자사주를 향후 2년간 보유하게 되며 대신 연 7.5%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계약기간 만료뒤 정산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현대엘리베이터가 손실을 보장, 두 증권사는 최소 연 7.5% 이상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범현대가의 현대상선 증자 불참으로 경영권 불안감은 다소 완화됐지만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그룹측면에서는 넥스젠캐피탈과 마찬가지로 이들 두 증권사와 의결권 공동 행사계약을 맺고 자기 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9일 NH투자증권 및 대신증권과 현대상선 지분 4.1%(636만주)를 매개로 한 3건의 파생상품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3~24일 3264억원 유상증자 주주청약 당시 두 증권사가 인수키로 한 실권주 및 신주인수권 행사주식 각각 218만주, 230만주가 대상이다. 아울러 현대상선이 최근 처분키로 한 자사주 187만주가 포함됐다. NH투자증권가 해당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인다.
NH투자증권 등은 해당 주식을 2012년 12월28일까지 보유하며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들 증권사에 연 7.5%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게 골자다. 계약만료시 정산 차익이 발생할 경우는 이익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이익 100%를 갖게 되고, 정산 손실이 발생할 때는 반대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손실을 전부 부담한다.
현대상선 증자 발행가(3만2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가령 2년뒤 매도단가가 주당 4만원이고, 중간에 배당을 2000원 받았다면 주당 6000원의 수익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챙긴다. 반대로 매도단가가 2만원이고, 중간에 배당이 없었다면 주당 1만2000원 손실이 나게 되는데 이것은 전액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전하게 되는 구조다. 두 증권사로서는 연 7.5% 및 배당금을 수익으로 챙기는 상품구조인 셈이다.
물론 현대엘리베이터가 이번 계약을 체결한 데는 우호지분 확보에 주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최근 1323억원 규모 현대상선 실권주를 각각 737억원과 586억원을 들여 전부 인수키로 했다. NH투자증권은 실권주 인수외에도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추가로 115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들은 증자가 끝난뒤 각각 1.5%와 1.4%를 보유하게 된다. NH투자증권은 여기에 더해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1.2% 상당의 자사주를 695억원에 가져오기로 계약, 지분율은 2.73%로 늘어나게 됐다. 두 증권사가 합해 4.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번 파생상품계약을 통해 현대그룹은 4.1%의 지분을 적은 보유 비용으로 우호 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그룹은 이미 이번건과 유사한 파생상품계약을 맺고 넥스젠캐피탈과 케이프포춘B.V이 보유한 6.15%와 5.23%(증자전 기준)의 지분을 자기 지분으로 확보한 상태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현대엘리베이터와 넥스젠캐피탈이 맺은 현대상선 270만주에 대한 계약은 90만주씩으로 끊어 3개의 주식스왑계약을 체결했고, 스왑 거래 기간동안 3개월에 한 번씩 일정한 수수료를 현대엘리가 넥스젠에 지급하며 4년 만기시 차익분은 현대엘리와 넥스젠은 8대 2로 나눠 갖고 손실분은 현대엘리가 전부 부담키로 했다.
한편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자기계정으로 보유하지 않고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주식을 옮긴 뒤 유동화 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 주체를 현대엘리로 하는 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증권사가 의결권을 쥔다 해도 우호지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