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냉동김밥 열풍’ 잇는다…K식품 '제품다각화'로 승부
by김정유 기자
2024.06.11 15:52:06
11일 산업부·코트라 주최 ‘서울푸드 2024’ 개최
‘전통부각’ 서민프레시, 해외입맛 맞춰 ‘맛 다양화’
해외 김밥 수요 증가에 대천김, 김밥류 김제품 늘려
알티스트는 비건 미국·유럽 맞춤형 수출 확대
‘제2의 냉동김밥’ 도약 기대, 유연한 전략 구사
[일산(경기)=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세계 시장에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K푸드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 전통과자, 대안육 등 세계 시장을 관통하는 K푸드들은 한국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지역별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특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 미국, 영국 H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서민프레시의 부각제품들.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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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식품국제식품산업대전’(서울푸드) 현장에서 만난 이승희 서민프레시 대표는 “과거엔 전통방식의 부각만을 고집했지만 수출을 시작한 후 해외에서 원하는 맛을 적극 연구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며 “K푸드도 수출을 늘리려면 현지화 전략을 통한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주최한 올해 서울푸드 행사에는 1605개사·2969부스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날 개막 당일부터 동남아, 유럽 쪽 바이어들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올해 서울푸드에선 47개국의 해외 바이어 250개사가 방한해 국내 식품기업들과 총 2억달러(한화 약 2756억원)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민프레시도 올해 서울푸드에서 베트남과 홍콩 바이어들을 만나 수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부각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 업체다. 이 대표는 “현재 미국과 영국 H마트에 수출하고 있고 전체 수출 비중은 20% 수준”이라며 “해외 소비자 요구와 입맛에 맞춰 인삼부각은 물론 라틴시장을 겨냥해선 더 매운 부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역별로 선호하는 맛이 차이가 있어 이를 적극 연구하고 있다”며 “오는 9월엔 베트남과 호주에 자체브랜드(PB) 방식으로 수출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 대천김이 해외에 수출 중인 제품들.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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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김밥의 인기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국내 김 제조 중소기업들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2500만달러(약 344억원) 수출을 달성한 대천김은 올해 수출 목표를 4000만달러(551억원)로 높였다. 증설 뿐만 아니라 제품군도 다양화해 해외 수요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최승영 대천김 해외영업부 팀장은 “5년 전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직접 수출을 했는데 최근 해외에서 한국김 수요가 높아지면서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과거엔 조미김 중심이었지만 최근 김밥김, 롤김, 삼각김밥김 등 제품군을 20여종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초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 지역 중심으로 원초 공급망을 확대했다”며 “3년 전 준공한 목포공장의 설비를 증설하며 수출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식품 중소기업 알티스트가 생산하고 있는 대안육 제품들.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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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설립된 대안식품 업체 알티스트도 자체 대안식품군을 다양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윤소현 알티스트 대표는 과거 미국에서 무설탕 아이스크림 업체를 창업해 2015년 투자회수(엑시트)하며 알티스트를 세웠다. 설탕 대신 사용하는 대안당을 8년 간 이마트에 공급하고 있고 수출은 2020년 대안육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최근 대안육 수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건 김밥 속 재료로 사용되는 제품”이라며 “실제 수출 1위 품목은 핫도그(대안 소시지) 제품인데 비건 인구가 많은 유럽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대안육 제품군 확대와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매출 210억원 규모인 알티스트는 올해 30억원을 수출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세계시장을 강타하는 K푸드로는 중소기업 ‘올곧’의 냉동김밥을 꼽는다. 이 회사도 서울푸드에서 코트라 초청으로 해외 바이어와 처음 연계돼 이후 한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식품 중소기업들 역시 ‘제2의 냉동김밥’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해외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제품 요구들이 현지에서 나오는데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한 대기업들은 제때 대응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식품 중소기업들의 경우 신속히 해외 트렌드를 쫓아가고 반영할 수 있어 수출 시장에서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류 열풍과 함께 K푸드가 새로운 수출역군이 될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겠다”며 “올해 K푸드가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마케팅, 유통 플랫폼 진출, 물류와 인증 등을 민관 원팀으로 전폭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두 번째)과 유정열 코트라 사장(오른쪽 세번째)이 1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푸드 2024’에서 국내 식품 중소기업이 만든 삼계탕 제품을 들고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코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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