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인재+혁신…삼성전자, 20년 연속 '매출 1위' 대기록

by이다원 기자
2022.05.12 14:15:00

CXO연구소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현황분석'
1000곳 중 800곳, 코로나19 속에서도 외형 성장
"업종별 양극화 심화…새정부 정교한 정책 필요"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삼성전자가 20년 연속으로 국내 재계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00대 상장기업의 전체 매출 규모가 17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고,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도 230여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CXO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1996~2021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현황 분석’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상장사 중 매출 상위 1000곳으로, 매출액은 12월 결산 기업 기준 금융감독원 제출 사업보고서 개별 재무제표 금액을 참고했다.

20년간 국내 1000대 기업 매출 변동 현황(사진=한국CXO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액 규모는 약 1734조원으로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489조원) 대비 245조원(16.4%) 늘어난 수치다. 또 조사 대상 기업 중 801곳은 전년 대비 매출을 늘리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체격을 키웠다.

연도별 상장사 1000곳 매출액을 보면 1996년 390조원 수준이던 매출 규모는 1998년 501조원을 돌파했고, 2008년 1197조원으로 ‘1000조 시대’를 열며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2011년 1419조원을 기록한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2017년(1492조원)까지 1400조원대에 머물렀다. 이듬해인 2018년(1537조원) 1500조원대로 진입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1489조원을 기록하며 잠시 위축됐다. 그러다 지난해 단숨에 1700조원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매출액 변동 현황(사진=한국CXO연구소)
가장 눈에 띈 회사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996년 매출 15조 8745억원으로 3위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 2002년 삼성물산을 제치고 매출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20년간 재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삼성전자 매출은 2002년 39조 8131억원으로 40조원에 채 미치지 못했으나 2010년 매출 112조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개별 기준 199조 7447억원을 올리며 200조원에 달하는 실적을 자랑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매출 300조원 및 개별 기준 200조원을 넘길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1년 새 삼성전자 매출 증가율은 20%대였다.

한국CXO연구소 측은 “삼성전자가 20년 동안 매출 1위 자리를 지킨 것은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 △우수한 인재 영입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란 삼각 편대를 지속적으로 이어왔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삼성전자 매출을 넘어설 수 있는 국내 기업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기준 1000대 기업 중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은 총 229곳으로 직전 최고치인 2019년 209곳 대비 20곳 늘었다. 이중 전년 대비 10조원 넘게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SK하이닉스, 에스오일 등 5곳이었다. 최근 1년 새 매출이 1조~10조원 사이로 늘어난 곳은 32곳이다.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넘긴 기업은 △국도화학 △선진 △DB하이텍 △하림 △SK렌터카 △팜스토리 등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호텔과 공연, 교육, 중저가 항공, 음식점, 여행 등 업종에 포함된 중소 업체는 매출 실적이 저조한 반면, 전자와 반도체, 해운, 석유화학, 철강 등 대기업이 다수 진출한 업종에서는 외형이 오히려 커져 업종 간 양극화가 심화했다”며 “새 정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비교적 큰 타격을 받은 기업과 산업 생태계가 다시 복원될 수 있도록 정교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