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 자동차마저 마이너스‥주력 수출품 사실상 전멸

by장순원 기자
2012.08.01 17:55:09

자동차 수출증가율 32개월만에 마이너스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수출도 둔화 뚜렷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자동차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줄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도체나 선박 같은 수출 주력제품이 부진한 가운데 기둥이었던 효자 품목 수출마저 둔화하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자동차 수출은 3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5.3% 줄어들었다. 자동차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11월(-12.2%) 이후 32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럽 재정위기 탓에 세계경제가 흔들리면서 무선통신기기(1~7월 -32.1%)나 반도체(-1.6%), 선박(-25.3%) 같은 주력제품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자동차(12.5%) 수출은 제품경쟁력과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등에 업고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선방해왔다. 그러나 재정위기가 지속하면서 세계 경기둔화 그림자가 짙어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위기의 진앙인 유럽지역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데다, 미국과 중국 같은 주요 시장 소비자들이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 게 컸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고, 브라질이 수입차에 붙는 세금을 올리는 등 수출 여건도 악화했다”며 “부분파업을 벌인 탓에 주요 업체의 조업일수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수출이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뿐 아니라 상반기 선전하던 석유화학(-22.3%), 석유제품(-12.2%)도 수출이 확 줄었고, 자동차 부품(1.9%)도 증가세가 확연하게 꺾였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선전했던 이들 제품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세계경기 침체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것으로 우리나라 수출둔화가 가속화 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근태 LG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유럽의 경기 침체로 내구재라든가 주력 제품 수요가 줄어 수출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수출이 둔화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순원 기자 cr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