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키르기스스탄, 포괄적 동반자 관계 격상…무역·투자 확대

by김기덕 기자
2024.12.03 14:15:48

尹대통령, 자파로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TIPF·에너지·공급망 등 10건 협력키로
“北, 안보리 결의 의무 준수” 한목소리

윤석열 대통령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즈공화국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키르기즈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양국은 상호 교류와 투자 확대를 위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고, 에너지·공급망 분야 등 경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TIPF·에너지 및 핵심광물 협력·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 약정 등 총 10건의 문서에 서명식을 진행했다.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방한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은 수교 32년 만에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게 됐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 채택을 통해 △정무 △교역·투자 △개발 협력 △기후·환경 △에너지·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또 2025년과 2026년 2년 간 양국 외교부 간 협력 프로그램 채택을 통해 구체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로드맵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양 정상은 TIPF 협약 및 무역·투자 진흥기관 간 협력문서 서명을 통해 호혜적인 경협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중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 서명을 통해서는 2013년 맺었던 기존 협정을 최신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재정비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경제·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양 정상은 ‘에너지 분야 및 핵심광물 협력 협약’ 서명을 했다. 국토의 90%가 산악지대인 키르기스스탄은 전력 발전량 대부분을 수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배터리 소재인 안티모니 등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 풍부한 수자원과 광물 보유국인 키르기스스탄과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의 키르기스스탄 진출 확대를 위한 계기도 마련했다.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협력국인 키르기스스탄과 EDCF 기본 약정 신규 서명을 통해 유상원조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국내 기업의 진출을 넓혀나가기로 했다. 기후·환경 분야에서는 ‘기후변화 협력을 위한 기본 협정’을 통해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양국은 △산림 협력 △수력 발전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교육 협력 △공공부문 인재 개발 및 협력 등 다방면으로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북한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며, 북한의 유엔 헌장 및 안보리 결의 의무 준수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자파로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천명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올 6월 발표한 중앙아시아 특화 외교 전략인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에 따라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키르기즈공화국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경제, 환경, 에너지, 공급망과 같은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