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평구 원장 "R&D 예산 삭감으로 어렵지만 핵심광물 생산국 도전"

by강민구 기자
2024.01.11 13:00:00

지질자원연, 연구개발특구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
핵심광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기회요인
"카자흐스탄, 호주 등과 협력해 자원전쟁시대 준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탈중국화의 빈틈을 노려 우리나라가 핵심광물 생산국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지난 9일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자원전쟁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이데일리DB)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가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신규 채굴 탐사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말레이시아가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는 등 해외 각국에서 자원민족주의도 확산하고 있다. 또 중국이 전기배터리 생산을 장악하면서 탈중국화 요구도 거세다.

이평구 원장은 이러한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속에서도 우리나라에도 기회가 있다고 봤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지질자원연의 핵심광물 자원탐사·활용 기술, 폐배터리 재활용 상용기술들을 이용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평구 원장은 “정부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기관 고유사업비가 삭감돼 어렵지만, 선택과 집중을 강화해서 연구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며 “지질자원연이 보유한 핵심 광물 자원탐사·활용 기술을 이용해 해외 7개국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나라를 핵심광물 생산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자원탐사에서 탈중국화 바람을 사례로 들며 우리나라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 중국이 광물을 가져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요구하는 기술이전은 해주지 않고 있다. 지질자원연에 따르면 해당 기술이 국가 전략기술이나 고도의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을 이전해주고, 우리나라는 중국을 대체해 자원을 가져가는 실질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지질자원연은 자원부국이 요구하는 핵심광물 제련 기술, 배터리 원료소재 생산기술을 확보했고, 폐전기배터리 재활용기술도 이전한 경험이 있다”며 “최근 개발중인 인공지능 활용 핵심광물 자원탐사 기법을 현지에 적용하면 자원량도 정교하게 예측해 리튬 등 자원을 탐사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질자원연은 앞으로 카자흐스탄,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서호주, 캐나다 등과 협력해 탐사부터 채광, 선광, 제련까지 이어지는 협력을 강화하고, 소재산업을 현지화해서 우리나라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를 핵심광물 생산국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라며 “지질자원연이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자원전쟁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