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미경 기자
2023.12.27 18:33:31
롯데쇼핑,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나서
롯데백화점·마트 등 부동산 자산 매물로 내놔
차입금 상환, 온라인 등 신사업 투자 위해 ‘현금 확보’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공모채 발행,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온라인 커머스 등 신사업 투자에 집행할 비용이 늘어나 유동성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년물, 3년물, 5년물로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조건을 확정 지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오는 1월 9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18일 발행을 앞두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KB·NH·한국투자·신한·삼성·키움·하나·DB금융투자이며, 인수단으로는 미래에셋·대신·한화·SK증권 등이 맡았다.
롯데쇼핑은 신용평가 3사로부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한 ‘AA-(안정적)’급으로 평가받았다. 유통 사업 전반의 수익구조 약화에도 우수한 시장 지위를 배경으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신평은 “롯데쇼핑은 온라인채널 성장과 고정비용 부담 확대로 주요 사업의 수익 기반이 과거 대비 약화됐다”면서 “다만 작년부터 백화점의 견조한 명품 수요 효과와 더불어 판매믹스 개선, 비용 절감 등을 바탕으로 이익창출력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금창출력 개선을 위해 자산유동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부동산 자산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로, 총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019년 롯데리츠에 롯데마트 계양점, 의왕점, 장유점, 춘천점 등을 매각해 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
롯데쇼핑은 차입금 상환과 신사업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의 단기차입금은 2조30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5790억원) 대비 28.5% 급증했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스마트 플랫폼(OSP)과 자동화 물류센터(CFC)에 9500억원에 달하는 시설 투자 계획도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영국 오카도와 손을 잡았는데, 오카도는 매장 없는 온라인 슈퍼마켓에서 시작해 현재 온라인 주문·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OSP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올해 말 회사채를 발행하려다 내년으로 발행 시점을 미뤘다”며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며, 유통시장 내 경쟁력 회복을 위한 투자부담이 커 재무부담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롯데쇼핑의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935억원으로, 전년(-3187억원)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년간 적자 점포를 공격적으로 매각해 롯데쇼핑의 순이익을 갉아먹던 대규모 손상차손 인식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