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첫 공개 ‘도요타 프리우스 잡아라’(상보)

by김형욱 기자
2016.01.07 15:08:36

친환경차 경쟁 본격 나서.. 연내 기아차 니로도
'디젤차에 연전연패' HEV, '이번엔 따라잡을까'

[화성=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오는 14일 첫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를 처음 선보인다. 때마침 HEV의 원조인 도요타 ‘프리우스’ 4세대 신모델 출시 시기와 겹쳤다. 국내와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을 두고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7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아이오닉 HEV 언론 사전 공개행사를 열었다. 엔진부터 변속기, 모터와 배터리, 주행보조장치까지 HEV 전용으로 새롭게 설계했다.

도요타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연말 프리우스 4세대 신모델을 일본에 공개했다. 국내에는 상반기 중 나온다. 프리우스는 1997년 1세대 세계 최초 HEV 전용 모델로서 이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다. 이번 신모델은 20년 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비를 3세대 때보다 약 20% 높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20년 HEV는 395만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까지 포함하면 534만대까지 커질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1년 쏘나타·K5 HEV 출시를 시작으로 HEV 라인업을 늘려 온 현대·기아차는 이번 아이오닉과 연내 출시 예정인 기아차 니로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실내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사전 공개행사 때 드러난 아이오닉의 경쟁력은 프리우스에 뒤지지 않는다. 우선 국내 공인 복합연비가 22.4㎞/ℓ다. 3세대 프리우스(21.0㎞/ℓ)보다 6.7% 높다. 4세대 프리우스는 출력을 낮춰 연비를 25㎞/ℓ 수준(예상·일본 기준 40㎞/ℓ)으로 높였으나 힘은 떨어진다. 4세대 프리우스의 엔진은 배기량 1.8리터이지만 최고출력이 98마력이고 아이오닉은 1.6임에도 105마력이다.

가격 경쟁력도 아이오닉이 높다. 이날 발표한 국내 공식 판매가격은 2290만~2780만원, 4세대 프리우스는 3000만원대(미국 기준 2800만~3500만원)다. 여기에 기아차 니로까지 추가하면 HEV 전용 SUV로까지 선택 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무대를 전 세계로 확대하면 도요타 프리우스가 유리하다. 오랜 기간 인정받아 온 경험 때문이다. 도요타는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20여 종의 HEV를 모델을 내놨고 매년 100만대 이상을 판매 중이다. 전체 HEV 수요의 약 60%를 독점하고 있다. 혼다자동차도 프리우스의 성공 이후 인사이트란 HEV 전용 모델을 내놨으나 프리우스라는 산을 넘지 못했다.

도요타는 4세대 프리우스 개발과 함께 한 번의 설계로 여러 크기·형태의 차를 만들 수 있는 ‘도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TNGA)’를 처음 적용했다. 이후 다양한 파생모델로의 확대가 가능하다. 아울러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 자율주행 기술 ‘도요타 세이프티 센스 P’도 적용했다.

도요타 프리우스 4세대 신모델. 한국도요타 제공
HEV와 디젤차의 국내 시장 경쟁도 관심을 끈다. 디젤차 수요가 늘기 시작한 2010년 전후 HEV는 매번 신모델을 앞세워 반격을 꾀했으나 번번히 완패했다. 지난 2009년 도요타 프리우스(3세대)와 캠리 HEV, 2011년 쏘나타·K5 HEV 모두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디젤차는 성공 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9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터졌을 때도 폭스바겐 디젤차 판매는 일시적으로 줄었으나 할인 정책을 강화하자 한 달도 안 돼 급반등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 중 디젤차 비중은 68.8%로 압도적이었다. 가솔린차가 26.9% 였다. HEV는 4.0%, EV는 0.2%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HEV는 아이오닉과 니로, 쉐보레 볼트, 수입 신형 프리우스를 앞세워 반전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부 환경 규제가 거세짐에 따라 자동차 회사가 잇따라 HEV 신차를 내놓고 있다”며 “저유가 때문에 급반전은 쉽지 않겠지만 당장 올해는 HEV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GM도 연내 친환경차 쉐보레 볼트 2세대 신모델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일정 거리(최장 85㎞)는 충전한 전기로 간 후 이후부터는 엔진 가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모터로 주행하는 항속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다. 가격대는 아이오닉이나 프리우스보다 높을 수밖에 없지만 정부가 이를 EV로 인정해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시장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쉐보레 볼트 2세대. 한국G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