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주최자 없는 행사도 안전 활동 대응키로

by이소현 기자
2022.12.01 15:02:05

1일 경찰 대혁신 TF 3차 회의 개최
지자체 등과 협력해 국민 안전 확보
''위험성 평가''로 경찰력 배치수준 판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계기로 경찰은 주최자가 불분명한 다중운집 행사도 주최자가 있는 행사에 준해서 대응하기로 했다.

11월 29일 새벽 광화문에서 경찰들이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응원한 시민들의 귀가를 안내하고 있다.(사진=연합)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구성된 ‘경찰 대혁신 태스크포스(TF)’는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지역축제와 행사 등 다중운집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 등과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관련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사 발생 이후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정부는 “핼러윈 기간 벌어진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관련 매뉴얼이 없었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8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 지자체장 중심으로 안전 관리가 이뤄지도록 법령과 매뉴얼을 개정하겠다고 예고했다.

경찰도 이에 발맞춰 주최자가 불분명한 다중운집 행사도 주최자가 있는 행사에 준해 지자체 등 각 기관과 협력해 안전활동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관련 안전매뉴얼이 없었다는 책임 회피성 입장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국민 안전 확보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최근 인파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지역축제와 행사 등에 경찰 배치를 요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은 주최자가 불분명한 다중운집 행사가 확인되면 △안전관리계획 수립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 의견 수렴 △지역안전관리위원회 개최를 지자체 등에 적극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다. 일례로 축제기간 중에 순간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축제, 산이나 물가 등에서 개최하는 지역축제, 사용하는 재료가 불·폭죽·석유류·가연성 가스 등 폭발성 물질을 사용하는 지역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경찰은 안전관리계획을 사전에 검토할 때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행사의 장소와 시간, 행사장 수용규모, 참가자 이동 동선, 행사장 주변 위험물 존재 여부, 교통안전 위협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경찰력 배치수준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안전관리위원회 개최 시에 경찰이 판단한 위험성 평가 결과를 공유해 주최 측과 지자체 등에 적극적으로 안전활동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경찰서 업무담당자들이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도 병행한다.

아울러 TF는 이날 재난 등 다양한 위험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찰 현장 대응력 향상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과 교육 개혁 방안도 논의했다. 조직문화 혁신과 관련해서는 ‘직무역량’ 중심의 보직인사 기반을 구축하고, 적극 행정 면책 활성화, 능동적 직무수행을 위한 리더십 교육 등을, 경찰 교육개혁과 관련해서는 경찰관 개개인을 최고의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정책들을 논의했다.

이창원 경찰 대혁신 TF 공동위원장은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 재난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트롤타워에서의 지휘가 현장에 전달되는 순간, 현장 재난관리 요원들이 ‘매뉴얼 도움 없이도 몸이 매뉴얼을 기억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반복적이고 상시적인 교육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