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앞장’ 포스코, 협력사 거래대금 투명성↑·수의계약 비중↓

by최선 기자
2016.04.07 15:01:09

884개 협력기업과 공정거래 협약 맺어
경쟁입찰 비율 64%→75%로 높여
4230억원 규모 대출펀드 조성…2차 협력기업도 지원
상생결제시스템 도입…2차 협력기업 적정 거래대금 확보

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공정거래협약식에서 권오준(오른쪽 일곱번째) 포스코 회장, 정재찬(오른쪽 여덟번째) 공정거래위원장, 포스코계열사 대표, 협력업체 대표들이 손을 잡고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포스코가 1·2차 협력업체에게 지급하는 매출 대금의 투명성을 높여 2차 협력업체도 적정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의계약 비중을 낮춰 더욱 많은 기업들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대출펀드를 조성해 협력기업들의 자금난 해소에도 나선다.

포스코그룹은 7일 포스코(005490)와 주요계열사가 원료·설비·자재·외주 관련 884개 협력기업과 공정거래 협약을 맺어 이 같은 상생협력 방안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주요계열사 대표, 정재찬 공정거래위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코는 지난해 64% 수준이었던 경쟁입찰 비율을 올해 75%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더 많은 기업들이 포스코와 거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민관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을 지원하는 등 협력기업의 경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수공급사에게는 이를 증명하는 인증서를 발급하고 산업전시회 공동참가,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추진해 협력기업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4230억원 규모의 대출펀드를 조성한다. 협력기업들이 시중 금리 대비 1% 이상 저렴하게 대출을 받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대출펀드 총액 중 800억원은 2차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액이다. 1·2차 협력기업이 고르게 대출을 받아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이다.

특히 포스코는 1차 협력기업-2차 협력기업으로 이어지는 거래 대금 지급 방식에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일부 거래에 대해 현금 대신 전자 매출채권을 등록해 2차 협력기업도 투명하게 거래 대금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다.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1·2차 협력기업은 각각 매출채권을 확보해 포스코의 신용도로 할인된 매출 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의 거래 대금 지급 방식은 1차 협력기업에게 지급된 이후 2차 협력기업에게 지급되는 매출 대금을 확인할 수 없어 2차 협력기업이 적은 대금만을 받는 등 피해가 있었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대금지급에 있어 투명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포스코대우(047050)의 경우 자체적으로 핀테크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중소협력기업이 저렴하게 채권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온라인상으로 투자자들과 연계시키기 위해서다.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은 낮은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 투자자들은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포스코는 2004년 도입한 성과공유제를 확대한다. 성과공유제는 향상된 수익성을 일정 비율로 협력기업과 나누는 제도다. 최근 3년간 포스코는 총 319억원을 협력기업에게 현금으로 보상했다.

예를 들어 철강가공설비 공급 업체인 대화산기는 두루말이 형태로 감긴 열연제품을 풀어 품질검사를 한 뒤 되감는 과정에서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공동개발해 1억1000만원과 3년 장기계약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와 포스코를 둘러싸고 있는 협력기업들이 힘을 모아 상생협력을 도모한다면 현재 글로벌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그동안 행해온 거래 관행이 공정거래에 비춰 어긋나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모든 임직원이 공정거래를 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파이넥스 공장 야경. 포스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