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 위기..트래픽 3분의 1이 `사기`

by김유성 기자
2014.03.25 17:05:42

IAB, 웹 트래픽중 36%가 실제 사용자 아닌 사기
온라인 광고 신뢰성 저하 우려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TV, 신문 등 전통 매체의 광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던 온라인 광고가 ‘사기 트래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소비자가 아닌 악성 코드, 로봇 프로그램으로 유발된 트래픽이 온라인 광고주 부담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25일 온라인 광고 시장이 사기 트래픽으로 신뢰성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터넷광고협의회(IAB)는 미국내 웹 트래픽중 36%는 실제 사용자가 아닌 해킹된 PC나 로봇 프로그램에 의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트래픽은 웹 방문자가 요청한 정보를 웹 서버가 제공하면서 발생하는 데이터량을 뜻한다. 트래픽이 많다는 얘기는 그만큼 방문자가 많다는 뜻이다. 온라인 마케터들은 광고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트래픽 양이나 방문자 수를 중요 자료로 참고한다.

트래픽 사기꾼들은 이 점을 역이용한다. 유입 트래픽 양에 비례해 광고비가 집행되기 때문에 고의로 클릭 수를 늘리고 있다. 이들은 실제 사용자가 클릭하고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처럼 로봇 프로그램을 꾸민다. 다른 사용자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침투시켜 대량의 트래픽을 유발하기도 한다.

온라인 마케터들은 사기 트래픽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온라인 광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섣불리 광고를 중단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사기 트래픽으로 피해를 본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미국 디지털 마케팅 담당 록산느 바레토 부사장은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광고에 대한 지출 감소는 우리가 원하는 소비자를 접촉할 기회를 잃게 만든다”고 말했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사기 트래픽 탐지 전문 업체 화이트 옵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사기 온라인 광고 피해액이 60억달러(약 6조5000억원) 어치가 된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소셜미디어와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가 약 43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IT업계 전문 출판업체 지프 데이비스의 비벡 샤 CEO는 “현 상황은 (온라인 광고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의 소셜미디어 모바일 광고 규모는 전년 대비 17% 늘어난 500억달러가 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전체 광고 소비 시장의 28% 수준이다. 5년전에는 1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