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단독 과반 어려워"…日이시바 조기 총선 승부수 위기

by이소현 기자
2024.10.21 14:28:26

총선 D-6 아사히 여론조사 결과
2012년 이후 5번째 선거만
이시바 내각 지지율 33% 그쳐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여파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본에서 오는 27일 치러지는 총선을 엿새 앞두고 집권당인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 획득이 어렵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새 내각의 정책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던진 조기 선거 승부수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자민당) 대표가 10월 9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국회에서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1일 아사히신문은 지난 19~20일 전화와 인터넷으로 전국 유권자 약 36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 중의원(하원) 의석수는 기존 247석 보유에서 이번 선거에서 50석 정도가 줄면서 단독 과반(233석 이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번 일본 총선에서는 지역구 289명, 비례대표 176명을 합쳐 총 465명 의원을 뽑는다.

아사히는 “자민당은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재집권한 이후 단독으로 다수당을 유지해 왔지만 이번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것은 5번째 선거 만이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는 이번 선거 목표로 자민당과 공명당이 함께 연립해 과반을 달성하는 것을 내세웠지만,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기존 32석을 보유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30석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오는 27일 조기 총선거로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고자 했지만,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여파와 함께 고물가 지속 등으로 국민 불만이 커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반면 일본 총선에서 이번에 야당 의석수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0석으로 40석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유신회는 기존 44석에서 40석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됐다. 공산당은 기존 의석인 10석 이상을 얻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국민민주당은 기존 7석에서 20석 안팎으로 의석수가 급증할 것으로 각각 전망된다.



또 아사히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총리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와 기대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내각에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3%에 그쳐 ‘지지하지 않는다’(39%)보다 6%포인트 낮았다.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2021년 직전 중의원 선거 때 기시다 후미오 당시 내각 지지율(42%)과 비교해도 낮다.

다른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교도통신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41.4%로 이달 초 조사 때보다(50.7%) 9.3%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통신 이달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28.0%로 내각 출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저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나라시에서 한 거리 연설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에 대한 지지가 부진하다는 보도에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비판이 매우 강하다”면서 “앞으로 (선거까지) 6일간 깊은 반성과 새로운 마음으로 전국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를 인정하지 않은 대응을 언급하면서 “엄격한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국민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이날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거리 연설에서 “우리에게 정권을 맡겨달라”면서 “다시는 스캔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대적인 정치개혁을 실시하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