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체 잔해물 인양 늦어져…빠른 유속에 ‘난항’

by김은경 기자
2023.06.05 18:11:27

15m 원통형 구조물 해저에 침몰
합참 “안전한 인양 위해 노력 중”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북한이 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이 서해에 추락한 지 엿새가 지났으나 식별된 잔해가 아직 인양되지 못하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도 수면으로 인양은 안 될 듯 하다”며 “내일 수중 상황을 보고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유속이 빠른 데다 시야가 좋지 않아 어려움이 많고 위험성도 있어 인양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안전하고 조속한 인양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사진은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사진=연합뉴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동창리에 있는 새로운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지만, 1단 분리 후 2단 점화 실패로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추락했다.



군은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부유물을 발견하고 가라앉지 않도록 노란색 리프트 백(Lift Bag)을 묶어뒀다. 하지만 인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사체 잔해는 무거운 중량으로 인양 장구에서 이탈, 수심 75m 아래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았다.

발견 당시엔 수면 위로 일부만 노출돼 수 미터 정도 길이로 보였지만, 확인 결과 발사체 전체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5m 길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해역에는 3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 항공기 수 척이 투입돼 인양 및 잔해 탐색 작전을 진쟁 중이다.

해군의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들이 지난 3일부터 투입돼 원통형 잔해에 고장력 밧줄을 묶고 있으나 강한 조류와 짧은 시정 등 악조건 속에 작업이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5m짜리 잔해를 끌어 올리려면 해저면 펄 속에 박힌 잔해 밑으로 여러 개의 와이어를 넣어 수평을 맞춰야 하는데, 원통형 물체의 표면이 매끄러워 와이어를 고정해줄 곳이 없어 결박이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2~3일 현장의 유속이 2노트(시속 3.7㎞)로 빠른 편이어서 잠수사들이 오래 작업을 할 수 없고 물체에 결박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