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한밤 울려퍼진 11발의 총성… 마약 조폭 잡던 아찔한 순간
by송혜수 기자
2021.12.29 16:15:3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탕탕탕” 깊은 밤 11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마약에 취한 채 차를 몰던 30대 조직폭력배를 검거하던 순간이었다.
울산남부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영화보다 더 긴박했다. 한밤의 추격전은 이날 오전 0시 15분께 A씨가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울산지방검찰청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주차장 차단기를 파손한 뒤 유유히 빠져나오다가 0시 50분께 “음주운전을 하는 차량이 있는 것 같다”라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각됐다. 경찰은 A씨에게 하차할 것을 요청했지만 그는 이에 불응하고 순찰차 앞 범퍼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났다.
| 29일 오전 조직폭력배 A씨가 차량으로 파손한 울산시청 지상주차장 주차차단기.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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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A씨는 울산지검에서부터 법대로, 공업탑을 지나 울산시청 별관 주차장까지 약 3.9㎞ 가량을 내달렸다. 경찰은 순찰차 6대를 동원해 그를 뒤쫓아갔다.
A씨는 도주 끝에 울산시청 별관 앞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에 경찰은 순찰차로 퇴로를 막았지만, A씨는 주차장 내 다른 차량과 순찰차 등을 앞뒤로 들이받으며 도주를 시도했다.
이에 경찰은 공포탄 4발을 발사한 후 실탄 11발을 타이어 쪽으로 쏴 차량의 이동을 막았다. 한순간에 발이 묶인 A씨는 검거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있는 운전석의 창문을 깨는 등 난동을 부리며 강하게 저항했다.
결국 경찰은 그에게 테이저건을 쏴 이날 오전 1시 30분께 A씨를 검거했다. 추격전이 벌어진 지 40여 분 만이었다. 체포 당시 차량에는 A씨의 아내가 동승한 상태였으며, A씨는 동공에 초점이 없고 취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A씨는 도주하는 과정에서 경찰 차량 4대와 주차된 일반 차량 16대를 충격해 파손했다. 다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집에서 마약을 투여한 뒤 차량에 탑승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A씨가 도주하며 다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 커 실탄을 차량 바퀴를 향해 사용했다”라며 “강력 사건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