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文정부, 정치적 이상은 높았으나 능력 부족했다”

by김미영 기자
2018.12.24 14:32:13

“소득주도성장에 허우적대다 1년 보내”
“‘장하성 수렁’서 이젠 ‘조국 수렁’될라”
청와대·내각 개편 주문 “지지율 하락 추세 지속되면 위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올해 국정운영을 두고 “정치적 이상은 높았으나 능력이 부족한 것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평했다.

윤 전 장관은 24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눈은 높은데 재주가 부족하다는 안고수비란 사자성어가 생각날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간판 정책을 내놓자마자 바로 망가지기 시작했다”며 “고집스럽게 이걸 놓지를 않고 가는 바람에 마치 수렁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1년이 갔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촛불정권의 광화문 대통령이라 했고, 촛불로 탄생한 정권임에도 상당히 권위적이었다”며 “지금 다 청와대 정부라고 하지 않나.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됐고, 대통령 1인이 중요한 걸 다 결정해서 내각이 무력화되고 여당이 통치 도구로 전락했다. 과거 정권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 중인 지지율에 대해선 “지지율이 내려가는 속도가 굉장히 완만하고 40%대가 낮은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것은 위험하다. 대통령이나 청와대, 여당에선 이 추세를 막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전 장관은 개각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정치적 상황으로만 보면 대통령이 내각이나 청와대 비서실 분위기를 확 바꾸기 위해서라도, 국민적인 불만에 반응을 해야 한다”며 “청와대나 내각의 어떤 쇄신, 일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태우 전(前)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 사태 등을 염두에 둔 듯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교체 필요성을 짚었다. 윤 전 장관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른바 ‘장하성 수렁’에서 1년 허우적거리다 막 끝나니 이제 ‘조국 수렁’이 되게 생겼다”며 “상황이 많이 악화됐기 때문에 조국 수석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쌍두마차를 갖고 속도를 내서 국정을 수행할 생각을 한 것 같다”며 “물리학 법칙에 의하면 속도가 높을수록 변화가 크게 일어나니 그렇게 하려 했고,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뭐가 잘못돼서 이렇게 됐는지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고 거듭 문 대통령의 통치 방식 변화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