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선주들, 해적 진압 협력 등 국제 해운이슈 '한목소리'

by성문재 기자
2015.05.19 15:19:19

선사 CEO 320여명, 제주 ASF 총회 참석
온실가스 배출 감독 시스템 발전 등 논의
운하 통행료, 피난처, 난민 등 대응 협력

아시아 선사 CEO 320여명이 19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24차 아시아선주대표자회의(ASF) 총회에서 ‘원 아시아(One Asia)’를 주제로 국제 해운 이슈와 시장 전망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성문재 기자
[서귀포(제주)=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아시아 선주들이 역내 해적 진압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감시감독 및 보고 시스템을 발전시키자는 데 합의했다. 피난처 운영과 난민·이민자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선원들의 근로조건, 선박 재활용 규정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국내외 선사 최고경영자(CEO) 320여명은 19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24차 아시아선주대표자회의(ASF) 총회에 참석해 ‘원 아시아(One Asia)’라는 주제로 5개 분과위원회와 총회를 통해 다양한 해운 이슈를 논의하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ASF 총회는 아시아 각국 해양산업간 협력을 증진하고 한국 해운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ASF는 아시아 해역에서 해적행위와 무장강도에 대한 보고가 증가하는 데 우려하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주변 당사국이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모든 회원국 선주협회들이 남중국해에서의 해적 행위 및 해상 무장 강도 사고 진압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ASF는 국제 해운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감시·감독 및 보고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에도 동의했다. 패트릭 푼 ASF 항해안전환경위원회 의장은 유럽연합(EU)이 EU 영해에 진입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독하기로 한 일방적이고 지역적인 규제 결정이 국제해사기구(IMO) 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IMO 합의를 통해 국제적으로 해운산업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운하 통행료 책정에 있어서는 국제해운회의소(ICS)와 같은 국제 해운조직과 협력해 운하청과 정기적 협의가 이뤄질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최근 수에즈운하 당국은 지난 3년간의 연간 통행료 인상을 올해 중단했으며 파나마운하청은 해운업계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통행료 요율을 결정해 공표한 바 있다.



ASF는 이번 총회에서 선박 피난처에 관한 운영 지침 초안을 심의했으며 인도주의적인 난민·이민자 범죄 대응방안을 찾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또 선원들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2년전에 시행된 해사노동협약 2006의 안전 및 보건 규정을 실행하기 위한 지침에 모든 회원선협들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ASF는 선박재활용 규정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프랭크 루 ASF 선박재활용위원회 의장은 “홍콩협약(선박재활용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 재활용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하면서 “남아시아 내에서의 선박 재활용시설의 개선을 위한 행동을 요구하는 EU 회원국들의 움직임을 환영하며 특별한 선박재활용 방법들을 배제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이윤재 한국선주협회(KSA) 회장은 “이번 ASF 총회를 통해 국내외 선주들의 국제협력 네트워크가 더 강화될 것”이라며 “해운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우리 해운의 위상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마 쩌후아 중국선주협회 회장이 제25회 ASF 회장으로 선출됐다. 마 신임 회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내년 ASF 총회까지다.

ASF는 아시아 해운업계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됐으며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대만, 홍콩 선주협회를 포함해 아시아 14개국 선주협회로 구성돼 매년 5월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총회에는 한진해운(117930), 현대상선(011200), SK해운, 흥아해운, 고려해운, 장금상선, KSS해운(044450) 등 국내 대표 선사 CEO들을 비롯해 COSCO, NYK, K-LINE, MOL, 에버그린, 차이나쉬핑, 양밍, OOCL, APL 등 해외 주요 해운선사 대표 20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