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크리스 변수'로 기로에 서다

by김대웅 기자
2014.05.20 15:45:43

엑소 활동 위축 우려에 최근 주가 급락세
"예정대로 공연 진행..문제없다" VS "투심 위축 길어질수도"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시가총액 1조원을 재탈환하며 제2의 부흥을 노리던 SM엔터(041510)테인먼트가 이른바 ‘크리스 사태’로 기로에 섰다. 핵심 멤버 중 한명인 크리스가 빠지게 될 경우에도 엑소의 경쟁력이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일 SM엔터는 전일 대비 0.22% 하락한 4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째 하락하며 지난 2월 이후 최저 주가로 내려앉았다. 다만 한때 4만5000원마저 이탈했던 주가가 장중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약보합권으로 올라섰다.

아이돌그룹 엑소는 SM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왕성한 해외 활동으로 SM의 실적 고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SM의 주가는 올 들어 최대 21%까지 올랐고 여기에는 엑소 모멘텀이 가장 크게 차지했다.

그러던 중 엑소의 멤버 크리스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 계약 해지 소송을 내자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졌다. 최근 주가 역시 힘을 못쓰고 있다. 엑소의 활동이 위축될 경우 SM의 성장세 역시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SM의 주가는 이달 초 고점 대비 12% 넘게 빠진 상태다. 계열사인 SM C&C의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크리스는 지난 15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가 피고와 사이의 계약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계약의 효력이 없음을 인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소송이다.



이렇자 일각에선 엑소의 해체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경우 SM은 가장 큰 성장 모멘텀을 잃게 된다. 그러나 슈퍼주니어의 경우만 봐도 해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한결이 소송을 제기하고 탈퇴했지만 여전히 슈퍼주니어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크리스의 탈퇴 여부를 떠나 개인의 문제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증권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크리스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며서 한동안 투자심리를 짓누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하는 등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수준이면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하락분은 충분히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사례에 비춰볼 때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반기 중국 내 최초 투어 형태의 단독공연으로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가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반응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기관의 대량 매물이 출회되는 등 우려감이 주가 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 들어 처음으로 120일선을 이탈하는 등 생각보다 조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