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지섭 기자
2018.11.05 11:22:28
계약금 5000만달러, 임상 등 단계별 마일스톤 수령 예정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임상서 종양 감소 반응 확인…글로벌 신약 기대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국산 신약의 해외 기술수출 중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높은 규모의 계약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능력과 국산신약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5일 유한양행은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YH25448)의 기술수출 성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유한양행은 미국 존슨앤존슨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에 대한 12억 5500만달러(약 1조 403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11월 사노피와 체결한 39억유로(약 4조9800억원) 규모의 퀀텀프로젝트(당뇨신약 3개) 계약을 제외하면 단일 품목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다.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6억 9000만달러(약 7710억원) 항암신약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약 560억원)를 받고, 향후 개발·허가 등 단계별로 총 12억500만달러(약 1조 3470억원)의 마일스톤을 받는다. 제품 상업화 이후 매출 규모에 따라 두자릿수의 기술료도 받을 예정이다.
신약 기술수출은 대부분 계약 직후 계약금을 받고, 개발 단계별 성취도에 따라 기술료를 받는 마일스톤 방식으로 진행한다. 신약개발은 임상 후기로 갈수록 방대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계별로 역할을 나눠 위험부담을 낮추고 상업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앞서 한미약품의 성과가 신약 기술수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부터 일라이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제넨텍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조단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제약산업에 투자자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국내 헬스케어 업종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012년 1%에서 2016년 5.1%까지 늘었다. 유한양행의 이번 기술수출 계약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얀센이 거액을 주고 해외에서 권리를 가져간 레이저티닙은 기존 표적항암제에서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항암제다. 레이저티닙은 환자 대상 임상 연구에서 경쟁력 있는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유한양행은 지난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 최신 임상결과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임상연구 책임자 조병철 연세대 교수는 말기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레이저티닙이 뚜렷한 항암치료 효능과 우수한 독성 결과를 보이고 있음을 발표했다. 약 100명의 환자에게서 치료 전과 비교해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객관적반응률은 66% 였으며, 2상을 진행중인 용량에서는 71%로 나타났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번 레이저티닙의 해외 기술수출은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능력을 지속적으로 입증하고, 바이오산업에서 신약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써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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