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英해킹대란 막은 영웅 청년, 해킹 시도 전력에 FBI 체포

by김형욱 기자
2017.08.04 15:52:40

2014~2015년 은행 타깃 트로이목마 SW 개발·판매 혐의

올 5월 전 세계를 강타한 ‘워너크라이’ 확산을 막아내며 영웅이 됐던 영국 사이버보안 전문가 마커스 허친슨(22세) 모습. 그는 3일(현지시간) 이전에 불법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판매한 혐의가 뒤늦게 밝혀지며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더선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초 영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진 랜섬웨어(데이터를 인질 삼아 돈 요구하는 악성 코드) ‘워너크라이’ 확산을 막아낸 영국의 ‘영웅’ 청년이 수년 전 은행을 타깃으로 한 악성 소프트웨어(SW) 개발을 도운 혐의로 미국에서 체포됐다.

영국 사이버보안 전문가 마커스 허친슨(22세·온라인 닉네임 ‘멀웨어테크(Malwaretech)’)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체포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보안 컨퍼런스 ‘블랙 햇 앤 데프 콘(Black Hat and Def Con)’에 참석차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



미 법무부는 허친슨이 지난 2014~2015년에 사이버 공격에 쓰이는 ‘크로노스’란 은행용 트로이 목마(합법을 가장한 해킹 코드)를 개발했고 또 이를 인터넷 포럼을 통해 다른 피고자에게 2000~3000천달러에 판매하는 등 여섯 가지 혐의가 있다고 기소장에 썼다. 당국의 규제 없이 여러 컴퓨터에 접근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밀워키의 연방수사국(FBI) 사이버 범죄 수사대는 지난 2년 동안 이 건을 추전해 왔다. FBI의 저스틴 톨로메오는 “사이버 범죄로 우리는 매년 수십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범죄자는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5월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워너크라이 공격을 멈추게 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었다. 그는 당시 워너크라이 프로그램 실행의 ‘킬 스위치’이던 특정 도메인(인터넷 주소)을 우연히 발견해 그 도메인을 11달러(약 1만4000원)에 사들였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 당국과 FBI, 마이크로소프트(MT)는 이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