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국 막판 또 뇌관 떠오른 누리과정

by김정남 기자
2015.11.24 12:58:03

여야 원내대표, 오늘 오후 내년 누리과정 예산 협상
누리과정 이견 탓…국회 교문위, 예산안 의결도 못해
예산정국 막바지여서 지난해처럼 또 미봉책 그칠듯

누리과정(만 3~5세 무상 보육·교육)의 개념도. 자료=교육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누리과정(만 3~5세 무상 보육·교육)이 또 막판 예산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예산정국의 발목을 잡은데 이어 올해 역시 반복되고 있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 보육과 유치원 교육이 합쳐진 개념이다. 보육(보건복지부 소관)과 교육(교육부 소관)의 경계선이 애매해진 추세를 반영한다는 것인데, 다만 그 법 체계는 영유아보육법과 유아교육법 등으로 명확히 나뉘어진 현실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상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재원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해 시도 교육청·야당은 이 교부금으로 보육 예산을 짜는 게 지방재정교부금법상 위법이라고 맞서는 것도 현행법상 애매함에 기인하고 있다. 전국 14개 시·도 교육청이 유치원이 아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 논란이 매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고질적인 세수(稅收) 부족으로 교부금 규모는 제자리걸음이다. 여야가 앞장서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한 협상을 벌인다.

정부는 올해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따른 야당의 반발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아직 예산안을 의결하지도 못했다. 결국 소관 상임위 손을 떠나 여야 원내지도부가 나서게 된 것이다.



여야는 전날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상에서 누리과정 예산의 부담주체를 두고 이견만 보였다. 이날은 여야 원내대표까지 협상 테이블로 나오기 때문에 논의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여야간 입장차가 워낙 큰 탓이다. 국회 예결특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누리과정 예산을 국회에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 편성 여부에 예산정국이 좌우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정가에서는 여야 지도부가 지난해처럼 ‘미봉책’으로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방채 이자분을 우회 지원하고, 정부 예비비를 일부 쓰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가 한 관계자는 “예산안을 심사할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적당한 선에서 정치적인 타협을 보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누리과정 문제가 파행을 겪으면 일선 보육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여야가 타협을 서두르는 이유가 될 수 있다. 특히나 내년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다만 한 재정 전문가는 “복지와 관련한 재정은 여지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이 커 반발하면 중앙정부가 임시로 지원해주는 식으로 마무리됐다”면서 “복지 지출이 점점 커지는 이상 이런 방식은 점차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