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은마아파트 '앓던 이' 단지내 도로 폐지..재건축 속도 낼까

by김성훈 기자
2015.09.17 14:48:36

서울시, 은마아파트 단지내 폭 15m 도로계획 폐지
올 4월 도로사선제한 폐지로 층수제한도 벗어나
아파트 전 주택형 5개월새 8500만~9000만원↑
재건축사업 가속도에 향후 매매가 반등 '예상'

△서울 강남 재건축 대명사로 통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도로사선제한 폐지에 이어 ‘앓던 이’로 여겨졌던 단지 내 도로 건설계획까지 백지화된 때문이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강남 아파트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지난 4월 아파트 층수를 제한하던 도로사선제한이 폐지된 데 이어 ‘앓던 이’로 여겨졌던 단지 내 도시계획도로까지 백지화된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은마아파트 단지 중간의 폭 15m 도로계획을 없애는 내용의 ‘은마아파트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변경안’을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2010년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은마아파트 단지 중앙에 남북을 가로지르는 폭 15m의 도시계획도로 건설을 포함시켰다. 은마아파트 입주민들은 단지 내 도시계획도로가 생기면 사실상 단지가 둘로 나뉘게 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도시계획도로 폐지를 요청해 왔다.



도계위는 도시계획도로를 폐지하는 대신 이 지역이 상습 침수지역인 점을 고려해 빗물저류 시설을 설치하고, 공원 등을 기부채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조건을 내걸었다.

△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예정구역 변경도 [사진=서울시]
앞서 지난 4월에는 도로사선 제한 규제 폐지 등을 담은 ‘건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62년 제정된 도로사선제한은 도로 폭 기준으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제도다. 도로사선제한은 도시 내 개방감과 시야 확보를 위한 수단이었지만, 사선 규제로 법에서 정한 용적률만큼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는 도로 사선 제한 폐지로 30층 중반 정도로 예상됐던 최고 층수가 50층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건축을 가로막던 장막이 하나 둘 걷히면서 은마아파트 매매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KB 국민은행에 따르면 17일 현재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43㎡짜리 매매 가격은 11억 2000만원으로 5개월 새 9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용 76.79㎡형도 85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인근 에덴공인 운고용 대표는 “도로사선제한 폐지에 이어 단지내 도로 건설 계획까지 폐지되면서 재건축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도 호가도 끌어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