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나서

by한규란 기자
2013.09.30 17:00:00

30일 하노이 방문..베트남 정부와 포괄적 협력 MOU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삼성이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에 경제 개발 모델과 인프라를 제안하고 관계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사업에 나섰다.

정연주 삼성물산(000830) 부회장을 단장으로 한 삼성 방문단은 30일 첫 번째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인 베트남을 찾았다. 이날 방문에는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과 삼성경제연구소 정기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박중흠 사장 등도 동행했다.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은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확보한 경제개발 노하우를 기본 토대로 삼성의 사업역량 등을 연계해 성장성 있는 국가에 복합 인프라 사업을 제안하고 수행하는 사업이다. 해당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동반성장형 윈윈 사업모델이자 삼성의 새로운 글로벌 진출 전략인 셈이다.

방문단은 이날 응웬 떤 중 총리를 예방하고 하노이 시내 정부청사에서 기획투자부 응웬 반 쭝 차관과 만나 전력·도시개발·공항·화공·조선·공공분야 정보통신 사업 등 베트남 정부의 우선순위 사업에 협력하는 내용의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삼성은 앞으로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전력개발 계획인 120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운영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더욱 구체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하노이 도시개발사업, 국영조선소 경영 정상화 사업 등 주요 인프라사업에 단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하노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삼성경제연구소와 베트남 발전전략연구소가 공동으로 세미나를 열고 정부 관계자와 학계, 재계 인사 등 총 150여명을 초청해 한국 경제발전 모델을 공유하고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삼성이 이번에 베트남을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로 가장 먼저 지목한 것은 경제성장이 가속화하면서 사회 전반의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대통령 국빈방문으로 양국간 신뢰와 경제·통상 분야의 협력 관계가 두터워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에서 약 4만명의 직원을 고용해 연간 1억 2000만대 이상의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또 제 2공장과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등 연구개발과 생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핵심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삼성은 베트남 외에도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몇몇 국가를 놓고 진출 여건과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워 관계사의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발굴하고 해당국 정부와 협력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그룹 관계사뿐 아니라 각종 국내 전문가 그룹도 활용할 예정”이라며 “각각의 사업들을 구체화할 경우 관련 업종의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과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