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김정일 사망]증자 공모기업 `움찔`

by하지나 기자
2011.12.19 18:41:38

현대증권·한솔테크닉스 등 발행금액 축소 가능성
불확실성 장기화땐 일정 영향..IPO 시장은 `제한적`

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19일 18시 1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에 주식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진행중인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대북이슈가 단기적 영향에 그친 적이 많지만, 이번 김정일 위원장 사망은 북한의 체제변화 가능성 등 중장기적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증권(003450)은 오는 26~27일 595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 주주배정 청약을 진행한다. 대형IB 도약을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만큼 이번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 예상보다 실권이 많이 발생한다면, 결국 최대주주인 현대상선(011200) 등 현대계열사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현대그룹이 현대아산 등 대북관계가 그룹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증권의 유상증자 실권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내년 1월13일 52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행가를 확정하는 한솔테크닉스는 자금 조달 규모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주가대비 20% 할인율을 적용해 발행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증자에 대한 투자메리트는 있다"며 "다만 향후 주가흐름이 발행가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발행가 결정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잔액인수 계약을 맺은 키움증권(039490)도 부담이 커지게 된다.

1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중인 LG전자(066570)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LG전자 대표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발행가대비 주가가 40%가량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다"면서 "주가가 빠진다고 할지라도 증자에 참여할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19일 기준 LG전자의 주가는 7만1500원으로 공모가(5만1600원)에 비해 38.5% 높은 수준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발행가를 결정하고 유상증자 청약을 앞둔 기업들에게 김정일 사망 이슈는 부정적"이라며 "다만 상황변화가 주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예정한 기업들은 모두 공모일정을 끝마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증시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공모가와 시초가간의 괴리, 추가적 주가하락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올해 IPO의 막차를 탄 곳은 원익머트리얼즈로 지난 15~16일 일반공모 청약을 마쳤다. 원익머트리얼즈의 상장예정일은 내년 1월4일이다.

동아팜텍의 경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더해 북한 악재가 터지면서 난감해졌다. 동아팜텍은 지난 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내용 불충분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요구를 받았고, 다음달 3~4일이었던 청약일의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동아팜텍은 지난 7월15일 코스닥 상장예심을 통과해 다음달 15일까지 상장일정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때까지 상장이 완료되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IPO를 준비해야 한다.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종전 일정대로 청약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진행될 IPO에 대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쉽게 안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IPO시장의 가장 큰 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도 향후 대북이슈 전개방향에 따라 시기를 조율할 수 있어 보인다. 현대오일뱅크 주관사 관계자는 "내년 5~6월 쯤 상장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새로운 계획을 짜기보다는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