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디플레 우려에도 위안화 약세 방어…장중 환율, 1310원 중심 등락[외환분석]

by이정윤 기자
2023.11.09 12:18:43

1313원으로 상승 후 1303원으로 하락
중국 10월 소비자물가 0.2%↓, 예상치 하회
달러·위안 환율 7.28위안대로 지지
미 장기 국채금리 하락에 달러화 소폭 약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혼조세
파월 의장 연설 대기…“오후 무거운 흐름”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0원 안팎에서 등락을 오가고 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에도 위안화 약세가 방어되면서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AFP
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1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10.6원)보다 2.75원 내린 1307.8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6원 내린 1309.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반등해 1313.2원까지 올랐다. 이후 오전 10시반께부터 환율은 하락 전환돼 1303.0원까지 내렸다. 현재도 1300원 초반대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중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발표됐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0.2% 하락했으며 전월 대비로는 0.1%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합세였던 전월 상승률(0%)과 로이터통신의 시장전망치 -0.1%를 모두 하회한 것이다. 10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8월(-3.0%)에 비해서는 낙폭이 줄었으나 전달(-2.5%)보다는 하락 폭이 컸다.

소비자물가가 석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된 데다 생산자 물가 하락 폭도 전달에 비해 더 커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 후반대에서 초반대로 하락하며 위안화가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미 장기 국채금리 하락으로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8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1분 기준 105.54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50엔 후반대로 151엔 근방까지 올랐다. 엔화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긴축 정책 전환 기대를 일축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전날까지만 해도 결제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는데, 이날은 수출 쪽에서도 현재 환율에 수긍하면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을 내면서 수급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환율이 출렁인 이후 안정화되면서 1300원이 지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00억원대를 순매수 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29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9일 새벽 ‘자크 폴락 연례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정책 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이때 통화 정책 관련 발언이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하지만 전날에도 파월 의장은 연설에 나섰으나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후에도 수급 장세가 이어지며 1300원을 중심으로 환율이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오후에 환율은 무거울 수 있겠다”며 “장이 얇고 수급에 따라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파월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으로 얘기한다고 해도 지금껏 들어온 얘기라서 시장에선 별 반응이 없을 것 같다”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환율도 상방 경직적인 흐름을 보일 듯 하다. 오후에도 1300원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