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천승현 기자
2014.04.25 18:26:14
건강식품·화장품 등 취급..의약품 공장 없는 무늬만 제약사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핵심 측근 김혜경(52)씨가 운영중인 한국제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81년 설립된 한국제약은 2010년말 기준 김혜경 대표가 6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졌다.
한국제약은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식품 및 제과 제조·판매업, 일반의류용 환편직물 제조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다. 연 매출은 50억원 가량이다.
한국제약은 주로 건강기능식품이나 식음료 제품을 판매한다. 천연비누, 마스크 팩 등과 같은 미용 제품도 취급한다
특이할 점은 한국제약은 제약사라는 사명과는 달리 의약품 분야와 연관이 없는 회사다. 의약품을 생산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시설에 대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제약은 의약품 제조업 허가도 받지 않았다. 의약품 공장을 갖추지 않은 무늬만 제약사인 셈이다.
마치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회사로 이미지를 포장,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짙다는 지적이다.
한국제약협회는 25일 한국제약은 제약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제약은 제약협회 회원사로 등록되지도 않았다.
제약협회는 “한국제약은 제약이라는 명칭을 회사 이름에 사용하고 있으나 의약품 제조와는 무관하며, 건강식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식품회사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4월 의약품을 전혀 생산하지 않으면서 식품이나 건강보조식품만을 취급하는 회사가 ‘제약’, ‘약품’ 등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사명으로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면 안된다는 취지다.
한편 한국제약은 유 전 회장의 일가가 운영중인 유통업체 다판다와도 연결고리가 있다. 김혜경 대표가 다판다의 2대주주로 지분 24.4%를 보유중이다.
다판다의 최대주주는 유 전 회장의 장남인 유대균씨로 3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판다는 주로 세모그룹이 제조하는 스쿠알렌,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과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데, 한국제약 제품도 일부 일부 취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