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관위, 감사원 감사 수용` 압박에 野 "정권의 선관위 장악 시도"(종합)

by이수빈 기자
2023.06.07 15:40:27

국회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기자회견
"선관위 조사는 국회 국정조사로 이뤄져야"
"`아빠찬스`는 노태악 위원장 취임 전 일"

[이데일리 이수빈 박기주 기자]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정부·여당의 압박이 거세지자 더불어민주당은 7일 “정권 차원의 선관위 장악 시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선관위에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라고 요구한 정부·여당에 맞서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절차에 맞다고 반박했다.

김교흥(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행안위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의 선거관리위원회 장악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경기 과천에 위치한 선관위 청사를 찾아 김필곤 선관위 상임위원과 김문배 기조실장 등 선관위관계자 6명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의원은 “중앙선관위장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서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조직의 잘못된 부분을 발본색원한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선관위 전체 위원이 회의를 통해서 전원일치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관위 측에 “(북한 해킹 관련) 보안 문제와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관해 조건 없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필곤 상임위원은 “위워회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해선 감사원 감사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관이 가지고 있는 중립성과 독립성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과 이해식, 천준호 의원은 국회 소통관을 찾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권의 돌격대 ‘유병호 체제 감사원’의 선관위 장악 프로그램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선관위에 대한 조사는 권한이 없는 감사원에서 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 국정조사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선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선관위 장악 시나리오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선관위원 전원 사퇴, 감사원 감사 수용’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노 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원 전원 사퇴 요구로 연일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의원들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자녀채용 문제는 노태악 위원장의 임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며 “취임도 하기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연일 선관위원장 흔들기를 하는 이유는 사퇴로 공석이 된 선관위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에 대한 임명권이 선관위원장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이 검찰과 경찰, 감사원에 이어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대법관 임명에서도 삼권분립을 파괴하겠다는 노골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방송장악과 언론·노동현장 탄압,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줄세우기에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전 부문을 정권 통제 아래 두려는 모습이다. 국민 통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국민이 원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당장 총선 기획, 국민 통제를 멈추고 민생경제회복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