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론바이오, 슈퍼박테리아로 7500억대 기술수출(종합)

by김지섭 기자
2018.11.20 11:44:14

SAL200, 기존 항생제와 다른 기전…내성 확률 낮아
로이반트, 내년 SAL200 임상 2상 돌입 계획
추가 그람양성균 대응 엔도리신 기술이전 포함

Mayukh Sukhatme 로이반트 대표(왼쪽)와 윤경원 인트론바이오 대표가 미국 현지에서 슈퍼박테리아 바이오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인트론바이오)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이 새로운 방식의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로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인트론바이오(048530)는 미국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슈퍼박테리아 바이오신약 ‘SAL200’을 총 6억 6750만달러(약 7526억원)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1999년 설립한 인트론바이오는 유전자시약·분자진단 등을 캐시카우로 삼아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다. 이번에 기술수출에 성공한 SAL200은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에서 유래한 단백질 ‘엔도리신’을 기반으로 한 신약이다. 기존 항생제는 세균 증식을 억제하면서 내성을 만들지만, SAL200은 엔도리신으로 세포벽을 분해하고 내성균뿐만 아니라 저항성균 등을 광범위하게 없앨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항생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트론바이오는 SAL200의 국내 임상 1상을 마치고 2016년부터 2상을 진행 중이다.

인트론바이오는 이번 기술수출을 통해 SAL200의 글로벌 임상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신약 기술수출은 한 회사가 신약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별로 역할을 분담해 빠르게 상업화 할 수 있도록 기술과 물질 등에 대한 권리를 이전하는 것이다.



계약조건에 따라 인트론바이오는 계약금 1000만달러(약 112억원)를 우선 수령한다. 또 내년으로 예상되는 미국 내 임상 2상의 첫 환자 투여시 3000만달러(약 336억원)를 추가로 받게 되며,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6억 2750만달러(약 7000억원)를 지급 받는다. 이와 별도로 제품 상용화시 매출에 따라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도 받는다.

이번 계약으로 로이반트는 인트론바이오의 SAL200에 대한 전 세계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로이반트는 내년 미국에 SAL200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해 임상 2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계약은 인트론바이오가 추가로 개발하는 신약후보물질을 전임상(동물실험) 단계에서 계약 상대방이 선택할 경우 기술도입 및 기술료를 지급한다는 추가 조건도 포함했다.

윤경원 인트론바이오 대표는 “엔도리신 플랫폼 기술과 로이반트 사업 경험을 합쳐 ‘포스트 항생제 시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가 경고한 포스트 항생제 시대(post-antibiotic era)는 내성으로 인해 어떤 항생제로도 세균이 치료되지 않는 시대를 의미한다. 영국 국가항생제 내성 대책위원회(AMR)는 항생제 내성 확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오는 2050년 연간 1000만명에 이르는 감염병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