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노희준 기자
2016.12.28 14:30:00
30일부터 실직, 폐업, 소득 20% 이상 감소 등의 경우
대출기간 중 1회 한해 1년간 상환 유예 가능
대출 취급 후 1년 경과, 연체 1개월 경과 3개월 미만
신청하기 위해선 기존 연체금 상환해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개인사업자 박씨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을 2012년 4월에 만기 10년으로 4억5000만원(금리 3%대)받아 4년간 잘 갚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에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소득이 33%가 급감하자 지난 7월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했다. 박씨는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나눠 갚아야 하는 보금자리론의 연체부담이 컸지만 이번 신청으로 2017년 7월까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오는 30일부터 박씨처럼 보금자리론을 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실직과 폐업 등으로 일시적으로 현금부족을 겪고 있는 안심전환대출 및 적격대출 연체자도 원금 상환을 1년간 유예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서민층 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 9월말부터 시행중인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의 원금상환 유예제도를 안심전환대출 및 적격대출 연체자 등 모든 정책 모기지로 확대한다고 28일 밝혔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로 이자만 갚는 주택담보대출을 싼 고정금리의 분할상환 대출로 지난해 3월 바꿔줬던 대환대출상품이다. 금리상승기에 대비 가계부채 질적 구조전환을 위해 정부가 도입했지만 처음부터 원리금을 나눠갚는 구조라 상환부담에 따른 이탈자가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적격대출은 일반시민 대상의 저금리·장기·고정·분할상환의 주택담보대출이다.
이에 따라 안심전환대출이나 적격대출을 받았다 본인이나 배우자의 실직· 휴직· 폐업· 휴업, 소득 20%이상 감소 및 기타 사유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연체자는 대출기간 중 1회에 한해 원금상환 유예신청을 할 수 있다. 대출 받은 후 1년이 경과되고 1개월 이상 3개월미만 연체자가 대상이다. 원금상환유예를 신청하려면 기존 1~2개월의 밀린 원리금을 먼저 갚아야 한다. 상환을 미룬 원금은 만기 중 남은 기간에 일정한 비율로 나눠 기존 금액에 더해 상환하면 된다.
이는 일시적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3개월 미만의 초기 연체자가 원금 상환 부담에 따른 과도한 장기연체자로 이어지는 것을 끊겠다는 취지다. 특히 시중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 모두 원칙적으로 이자만 갚는 거치식 대출이 아니라 처음부터 원리금을 나눠갚아야 하기 때문에 실직 등 갑자기 큰 일을 당하면 연체부담이 커지는 게 사실이다.
실제 이런 원리금 상환부담 등의 영향으로 인한 지난 8월말 현재 안심전환대출의 중도상환건수는 2만6650건(6.8%), 금액으로는 2조1504억원(8.2%)으로 집계됐다. 일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에 견줘 양호한 성적이나 이탈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원금 상환유예를 받게 되면 연체가 3개월을 넘어 발생하는 ‘기한의이익상실’(대출의 만기전 회수)에 따라 담보로 잡힌 주택이 처분되는 위험도 사라지게 된다. 서지은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은행의 담보권 실행도 같이 미뤄지는 것”이라며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은 최소 10년 이상 대부분 20년의 장기대출이라 신청을 하기 위한 1~2달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아주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존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두 대출의 원리금을 갚아왔던 성실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나 대출받은 이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차관보)는 “모든 연체에 대해 적용하는 게 아니라 실직, 폐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연체가 발생한 차주에게만 제한했다”며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금상환 유예제도 이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안심전환대출이나 적격대출을 받은 66만9000명의 60조5000억원 규모의 대출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디딤돌대출 및 일부 보금자리론에 적용하고 있는 원금상환 유예제도로 인한 혜택까지 감안하면 총 100만2000명의 차주, 90조1000억원의 대출이 원금상환 유예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