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경제외교 '126조' 사업기회 제공…재계, 수주 총력전

by이재호 기자
2015.05.12 14:27:26

중동·중남미 순방서 대형 프로젝트 다수 발굴
이동근 상의 부회장 "실제 수주로 연결할 것"
마케팅·무역금융·FTA 등 해외수출 지원 촉구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경제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중남미 8개국 순방 기간 중 발굴한 1150억 달러(126조155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실제 수주로 연결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또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해 해외 마케팅 지원 강화, 수출 및 무역금융 지원 강화, 코트라(KOTRA) 조직 확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적극 요구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12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경제외교 성과확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인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김인호 무협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해 들어 경제외교의 성과로 추가 수주한 사업 규모는 64억 달러(7조원) 수준이다. 투르크메니스탄 GTL(가스액화사업) 프로젝트(40억 달러)와 투르크멘바시 정유공장 2차 현대화사업(10억 달러) 등 2건의 프로젝트 수주 규모만 50억 달러에 달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현대차(005380)그룹 계열인 현대엔지니어링과 LG(003550)그룹 계열인 LG상사(001120)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주도한 경제외교의 최대 수혜자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외교를 통해 수주한 금액은 올해 상반기 64억 달러를 포함해 566억 달러(62조원)로 늘어났다. 특히 경제계는 중동과 중남미 순방을 통해 발굴한 115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실제로 수주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콜롬비아 지하철 1호선 사업(76억 달러), 쿠웨이트 신정유공장 건설사업(78억 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박 대통령이 중동과 중남미 정상들과 만나며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를 더 달라고 요청했지만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항들”이라며 “공개입찰 등 절차상의 문제들도 있어 실제 수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계는 새로운 프로젝트 수주 외에도 박 대통령의 경제외교가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자문제 해결을 통해 기업 활동의 편의성이 높아졌으며, 주요 국가와의 근로협정 및 사회보장협정 체결로 현지 기업 운영과 관련한 애로사항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진입장벽이 높았던 보건·의료·할랄(Halal·무슬림이 사용 가능한 제품 및 식품) 등의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된 것도 의미가 있다. 실제로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국내 중소기업들은 중동에서 9억600만 달러(58개사), 중남미에서 6억5000만 달러(76개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경제계는 이번 토론회에서 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우선 1:1 상담회 개최 및 해외 전시회 참가 확대 등 해외 마케팅 지원 강화를 요구했다.

무역보험 지원한도를 전년 수출실적의 3분의 1로 제한하는 등 경직된 수출 및 무역금융 제도 개선을 요청했으며, 5개에 불과한 코트라 지방사무소를 확대하는 등 해외 수출 지원체계 개편도 건의했다. 아울러 이미 협상이 타결된 한·중 FTA와 한·베트남 FTA 등을 국회가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 부회장은 “경제계도 정부의 경제외교 성과 확산을 위해 고부가가치 신산업 분야 진출 확대, 한류 확산 지원, 대형 프로젝트 수주 시 과당경쟁 자제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