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토요타 달리자…日 증시도 33년만에 최고치

by박종화 기자
2023.06.13 17:18:25

닛케이지수. 버블경제 붕괴 후 처음으로 3만3000선 회복
토요타 '2027년 전고체 EV 출시'에 전기차·배터리주 급등
토요타 PBR 반년 만에 1배 넘어…'이젠 성장성 보고 매수세'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대장주’ 토요타자동차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33년 만에 다시 3만3000선을 넘어섰다. 단순한 저가 매수를 넘어서 일본 주식 성장성에 주목한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13일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종가(3만2434.00)보다 1.80% 상승한 3만3018.65에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가 3만3000선을 넘어선 건 일본 버블경제가 무너지기 직전인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이다.

특히 이날 상승세를 주도한 건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인 토요타다. 토요타는 10분 충전만으로 12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음극재와 양극재 사이 전해질을 불연성 고체로 만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2027년 출시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발표 이후 토요타 주가는 장중 10% 이상 오르다가 5.05% 오른채 장을 마감했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3.70%), GS 유아사(4.60%) 등 배터리 관련주도 토요타 후광을 받아 함께 올랐다.



이날 주가 상승으로 토요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반년 만에 1배를 넘어섰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PBR이 1을 넘어선다는 건 투자자들이 현재 기업가치보다 주가로 대변되는 미래가치를 더 높게 본다는 뜻이다.

닛케이는 “‘저렴해서 산다’에서 ‘성장성이 있어 산다’로 일본 주식 시장 흐름이 변화했다는 걸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나가타 기요히데 도카이도쿄조사센터 수석전략가는 “앞으로 (증시 전반에 걸쳐) PBR 수준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 증시에선 시가총액이 자산가치에도 못 미쳐 PBR이 1배를 밑도는 기업이 상당수지만 앞으론 주가 상승으론 PBR 1배를 넘어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뜻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도 PBR 1배를 넘어서는 걸 목표로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를 부양할 것을 상장사에 독려하고 있다.

이시가네 기요시 미쓰비시UFJ고쿠사이자산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일본 주식이 본격적인 상승세에 올라탔다”며 그 근거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일본 기업 수익성 개선 △반도체 등 국제경기 호조 △엔저 장기화 등을 꼽았다. 한 일본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순환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여러 종목에서 시세가 오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다만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책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닛케이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