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격려금·임단협 갈등’ 현대제철 노조, '게릴라 파업' 예고

by박순엽 기자
2022.08.05 16:12:10

현대제철노조 5개 지회 “사측, 임단협 나서지 않아”
사측 “임금 체계 다른 지회 있어 통합 협상은 불가”
‘특별격려금’ 문제 겹치며 임단협 타결 난맥상 보여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현대제철 노사가 ‘특별격려금’ 문제에 더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과정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특별격려금 지급을 놓고 사장실을 3개월째 점거 중인 노조는 사측이 임단협 교섭에 불참하고 있다며 게릴라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004020) 5개 지회(당진·인천·포항·순천·당진하이스코)는 전날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2년도 임단협 9차 교섭이 사측 불참으로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다음 교섭 일정을 오는 11일 오후 2시 당진제철소에서 진행하자고 통보했다.

지회는 이날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노조의 합법적 쟁의권 확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측을 보니 지금 당장에라도 제철소를 멈추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효율적이고 타격을 줄 수 있는 투쟁을 위해 (불참은) 사측의 마지막 발악으로 생각하며 인내하겠다”며 “게릴라 파업은 신중하고 기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소속 조합원들이 당진제철소 통제센터에 위치한 사장실을 점거하여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이에 현대제철 사측은 5개 지회 중 임금 체계가 같지 않은 사업장이 있어 통합 교섭은 어렵다는 뜻을 드러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임금 체계가 다른 사업장 지회까지 통합해 임단협을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임금 체계가 같은 사업장 지회끼리 협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제철지회는 지난 5월 26일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등을 골자로 한 2022년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발송했다.



이후 현대제철지회는 사측이 교섭에 제대로 임하지 않는다며 지난달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94.18%의 찬성을 얻었다. 지난달 25일엔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며 합법적인 쟁의권까지 확보했다.

다만, 업계에선 현대제철 노사가 특별격려금 지급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임단협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지회는 직원 1인당 4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지난 5월 2일부터 사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이를 받은 만큼 현대제철 직원에게도 똑같이 이를 지급해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현대제철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만5000원을 인상하고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00%에 더해 770만원을 지급했다며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제철 사측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제철지회 소속 조합원들을 특수주거침입,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