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5.08.03 16:46:24
석유화학, 2분기 실적호조..“수출액 줄었지만 물량·마진 늘어”
정유업계, 올 상반기 ‘짧은 호황’..하반기 低유가 지속 ‘암울’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저(低)유가에 따른 석유화학·석유제품 수출액 감소가 올해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가운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호조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이는 수출단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업체들과 정유사들의 수출액이 줄었지만, 수출물량과 판매마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석유화학·석유제품 수출액은 67억7100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달 보다 19억9600만 달러(22.8%) 급감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수출단가도 함께 떨어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석유제품을 제외한 수출액이 1.0%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석유화학·석유제품 수출액 감소가 전체 수출 부진을 견인한 셈이다.
그런데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LG화학(051910)은 올해 2분기에 56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최대 실적이다. 롯데케미칼(011170)도 올해 2분기 63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해 2분기보다 무려 659% 급증한 것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들 기업이 수출액 감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제품을 팔아 남기는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기업은 나프타 등 구입해 에틸렌·프로필렌을 만들어 팔거나 이를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로 한 번 더 가공해 팔아 수익을 낸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올해 1월 439달러에서 6월 564달러로 125달러 상승하는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에틸렌(939달러→1419달러)·프로필렌(694달러→948달러)·폴리에틸렌(1156달러→1366달러)·폴리프로필렌(1003달러→1222달러) 등의 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 상승기엔 나프타를 싸게 구입해 한 달 뒤 제품이 만들어질 때 비싸게 팔 수 있는데, 올해는 4~5월 공장보수에 따른 전 세계적인 수요증가로 제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 “반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기업들이 마진이 크게 늘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