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국 투다리에 효민사와 깔린다…하이볼 B2B 경쟁 '점화'

by남궁민관 기자
2024.06.13 15:05:42

편의점 인기제품 ''효민사와''…1400여 투다리 입점
전동펌프 페트·탄산수 캔 공급…맛·품질 일관성 확보
''소규모 점포 공략'' 골든블루·카브루 비롯 산토리와 경쟁도 이목
"B2B용 하이볼 대량 제조 쉽고 마진 높아…품질·맛 보완이 관건"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하이볼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국내 주류업체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홈술·혼술 트렌드에 힘입어 위스키 또는 캔 하이볼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쌓아온 이들이 식당·주점에서 간편하면서도 일관된 맛과 품질을 보장해 제공할 수 있는 B2B용 하이볼을 속속 내놓으면서다.

부루구루 캔 하이볼 ‘효민사와’ 3종.(사진=부루구루)
13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주류회사 ‘부루구루’는 국내 대표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 ‘투다리’에 B2B용 하이볼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이미 일부 매장에 하이볼을 공급하기 시작한 부루구루는 이달 중 투다리 전국 전 매장 입점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투다리에 입점할 B2B용 하이볼은 지난해 말 부루구루가 편의점에 선보여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는 ‘효민사와’를 활용한 제품이다. 효민사와 농축액(라임·레몬·자몽)을 전동펌프가 달린 페트병에 담아 하이볼 잔에 적정량(60㎖)을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함께 공급하는 일정 용량의 탄산수 캔 하나를 그대로 배합하도록 해 각 투다리 매장별로 일정한 맛과 품질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생레몬 하이볼’로 캔 하이볼 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한 부루구루는 국내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 수(1400여개)를 보유한 투다리에 입점하면서 하이볼 B2B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국내 주류업체 가운데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B2B용 하이볼을 공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골든블루와 카브루는 현재 개별 식당·주점 등 소규모 업장을 상대로 발을 넓히고 나선 상황이다.

지난 2022년 ‘골든블루 더블샷 하이볼’을 선보인 골든블루는 각 업장에 전용 기기인 ‘하이볼 마스터’를 함께 공급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전개 중이다. 지난해 5월 ‘카브루 하이볼 홍차·자몽향’ 20ℓ 케그를 선보인 카브루는 지난달 ‘도넛피치(납작복숭아)’를 추가로 출시하며 하이볼 B2B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생맥주와 마찬가지로 하이볼 케그를 생맥주 탭 기기에 연결하면 탄산을 추가 주입해 하이볼을 추출하며 현재 월 평균 160케그가 판매되고 있다.

카브루 하이볼 도넛피치.(사진=카브루)
국내 식당·주점 등에서 종종 마주할 수 있었던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의 하이볼과 한판 승부도 이목을 끈다. 짐빔과 가쿠빈, 메이커스마크 등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를 갖추고 있는만큼 그간 각 업장에서는 직접 하이볼을 제조해 선보이는 방식으로 국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왔다. 여기에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는 2019년부터 국내 식당·주점을 상대로 ‘하이볼 명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B2B 시장 전략을 보다 구체화한 상황이다. 현재 하이볼 명가 100에 선정된 100개 업장에 50여개 신규 업장을 더해 총 150여개 업장에 전용 기기인 ‘코넬리우스’를 공급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빠르게 대량 제조가 가능하고 이익도 높은 B2B용 하이볼은 업장 점주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실제 사람이 손으로 만드는 하이볼 대비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면 일관되면서도 만족감을 높일 제품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