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도한 쿠데타 시도” …1·6 의회폭동 청문회 시작

by김윤지 기자
2022.06.10 17:19:38

첫 청문회, 폭동 현장·증언영상 공개
전 법무장관 “사기 선거 주장은 헛소리”
트럼프 “1·6 시위는 위대한 운동”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해 1월 6일 미국 의회의사당 폭동 사건에 대한 하원 조사위원회의 공개 청문회가 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1·6 의회 폭동은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하던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난입해 폭력을 행사한 사건으로, ‘트럼프 책임론’이 이번 청문회 주요 쟁점이었다.

지난해 1월 6일 미국 의회의사당 폭동 사건에 대한 하원 조사위원회의 공개 청문회(사진=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베니 톰슨 조사위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를 시작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좌절시키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저지하기 위한 음모의 중심에 있었다”면서 “1·6 폭동은 미수에 그친 쿠데타 시도”라고 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자, 공화당 소속으로 조사위 부위원장인 리즈 체니 의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도를 불러 모았고 공격의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이 폭동으로 당일에만 경찰 등 5명이 숨지고, 대대적인 수사로 700명 넘게 기소됐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청문회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8시부터 CNN·NBC·ABC·CBS 등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됐다. 청문회를 통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의사당으로 난입하는 장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의 증언 영상 등이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심복으로 통했던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은 비공개 증언 영상에서 ”‘선거가 도둑 맞았다’는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가 바 전 법무장관의 발언에 동조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지난해 7월 활동을 시작한 조사위는 그동안 100명이 넘는 인사들을 소환하고 1000명 이상의 증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앞으로 2주 동안 이날을 포함해 6차례의 공개 청문회를 계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1·6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위대한 운동”이란 글을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1ㆍ6 사태) 당시 시위대는 법을 어기고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고, 이는 분명하고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