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표 돈키호테' 삐에로쑈핑, 감성은 'B급' 재미는 'A급'

by함지현 기자
2018.06.27 12:00:41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 ''역발상''
4만여 상품 빽빽…성인·코스프레·흡연 아이템까지 마련
올해 총 3개매장 오픈 계획…"이마트 신성장 동력으로"

(사진=함지현 기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정용진표 돈키호테’ 삐에로쑈핑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대감을 표했던 것처럼 삐에로쑈핑은 오프라인 매장의 재미와 즐거움에 집중했다.

27일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삐에로쑈핑은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28일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1층과 지하2층에 걸친 매장을 공식 오픈한다. 지하1층 893㎡(270평) 지하2층 1620㎡(490평)로 총 2513㎡(760평) 규모다.

주 타겟층은 2030 젊은 세대다. 이마트는 삐에로 쑈핑을 비교적 수입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역발상의 관점에서 매장을 꾸렸다.

매장은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삐에로 ‘쑈’핑이라는 이름과, 글자체에서 알 수 있듯 B급 감성을 유발한다.

천장에 놓인 인형과 장난끼 어린 목소리의 방송, ‘커피값아껴서 신발 사자’ ‘너무 싸서 싸서 가요’ 등의 문구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선식품부터 화장품, 애견용품, 심지어 병행수입을 통한 패션명품에 이르는 4만여 가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상품 진열 역시 빽빽하다. 매장을 깔끔하게 구성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오히려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가 매장 곳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재고 상품이나 부도 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스팟 형식으로 매입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기회를 제공한다. 눈길을 사로잡은 아이템을 하나씩 ‘득템’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주머니가 모두 털리는 ‘탕진잼’을 느낄 수 있다.



(사진=함지현 기자)
매장 안쪽에는 어른들의 구역이 마련돼 있다.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은 물론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까지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곳을 지나면 흡연실을 지하철 2호선 모습으로 꾸며 애연가들의 ‘로망’인 금연구역에서의 흡연하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기존 유통업계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전문점을 선보이는 이유는 유통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 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삐에로 쑈핑을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러 오는 공간이 아닌 재미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이들 세대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고객 최 접점인 매장 관리자들에게 상품 선정, 매입, 진열에 대한 권한을 부여했다.

상품 구매처도 다양하다. 이마트와 거래하지 않는 일반 대리점이나 재래시장, 온라인몰을 가리지 않고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 된다면 어디서든 구매해 판매할 계획이다.

유진철 삐에로 쑈핑 담당 BM은 “삐에로 쑈핑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돈키호테의 경우 작년 기준 약 370여개 매장에 연간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올해 총 3개의 삐에로 쑈핑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향 후 삐에로 쑈핑이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