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포스코, '바닥' 멀었나

by함정선 기자
2014.03.05 16:30:43

포스코 3개월간 24% 하락..시총 3위서 7위로 추락
국제 신용등급 하락·수익악화에 외국인도 돌아서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포스코가 주식시장과 크레디트 시장에서 모두 체면을 구기고 있다. 주가는 하락추세에서 좀처럼 반등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고, 국제 신용등급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지며 투기등급으로까지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3개월 동안 주가가 24%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52주 신저가까지 기록했다.

포스코의 주가 하락은 철강업 불황의 영향이 크다. 업황 불황이 장기화하다 보니 포스코의 실적도 악화했고, 제아무리 포스코라고 해도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투자심리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철강업은 최대 성수기로 불리는 중국 춘절 효과마저 실종된 상태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철강금속 업종 1개월 수익률은 -2.2%를 기록하며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위 철강기업이라고 해도 글로벌 불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8%가 감소했고 순이익은 40% 이상 감소하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보였다.

특히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락하며 해외에서 포스코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국내에서는 여전히 최상위 신용등급인 ‘AAA’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최근 2~3년 동안 잇따라 하향되며 A급에서 BBB급으로 내려왔다. 특히 피치는 지난해 말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까지 낮췄다. 두 단계만 더 하락하면 포스코는 ‘투기 등급’을 받게 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외국인이 포스코를 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강판 가격을 인하할 것까지 요구하며 향후 실적 개선마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은 포스코가 현대차그룹의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톤당 8만원 할인 시 분기 160억원, 5만원 할인 시 분기 1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4일에는 외국인이 포스코를 190억원 순매도하며 52주 신저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5일에도 주가는 전일 대비 1.47% 오르며 반등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어졌다. 이날도 외국인은 145억원 규모 포스코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증권가는 포스코에 대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이 바닥을 찾는 과정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철강 업황 회복은 어려워도 마진이 개선되고 수출 모멘텀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1분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과 국내 차 강판 가격 인하 등 부정적인 부분들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며 “포스코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로, 밸류에이션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