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택보험료, 홍수 등 자연재해로 1년새 28% 급등

by방성훈 기자
2023.08.14 17:01:25

연평균 252만원 지출…홍수 위험지역은 최대 50%인상
위험 높은 17.1만가구는 1170만원…인플레속 부담↑
연소득 1개월분 이상 지출 가구 100만→124만 늘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기후위기에 따른 자연재해가 늘어나며 호주 주택 보험료가 급등했다. 연간 소득의 1개월치 이상을 주택 보험에 지출하는 가구도 1년새 20만가구 이상 증가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보험계리협회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주택 보험료 중간값이 1894달러(약 252만원)로 전년 동기대비 28%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태풍 위험이 높은 퀸즐랜드 북부, 뉴사우스웨일즈 중부 등 홍수 취약 지역의 주택 보험료는 최대 50%까지 인상됐다.

현재 호주 전역에서 17만 1000가구가 홍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들 가구의 주택 보험료는 연간 15억달러(약 2조원), 가구당 평균 8800달러(약 1170만원)로 집계됐다. 전체 주택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연간 소득의 1개월치 이상을 주택 보험료에 지출해 ‘경제적 부담 압박을 받는’ 가구는 1년 전 100가구에서 올해 124만가구로 증가해 전체 주택 보험 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서 12%로 확대했다. 이들 가구는 평균적으로 연간 소득의 8.8주분을 보험료로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높은 인플레이션, 대출 비용 또는 임대료 상승으로 가계의 재정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은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취약계층은 더욱 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

보고서 작성자 가운데 한 명인 샤란짓 파담 박사는 “주택 보험료 인상의 절반은 공급망 악화로 지난 2년 동안 급증한 건설 비용 인플레이션과 관련이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로 재보험 비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온실가스 감축, 보험 기반 세금개혁, 사회적 안전망 등을 포함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감당할 수 있는 단기, 중기, 장기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담 박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주택 보험료 인상 압력 및 경제적 부담은 지속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 보험이 없으면 재해를 당했을 때 복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부, 납세자, 자선단체 및 많은 비공식 지원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43% 감축을 지난해 법제화 했으며, 최근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제안한 기후클럽에 가입 의사를 밝히는 등 국제협력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