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1% 상승했지만…내년초 하락 가능성도(종합)
by김상윤 기자
2015.12.01 11:37:00
국제유가 낙폭 축소 영향
양파(99%)·파(43%) 급등
내년 담뱃값인상 효과 사라져
환율 약세로 수입물가 오를것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저유가 효과가 약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1%대로 올라섰다. 물가상승률은 연말까지 1%대를 유지하면서 올해 평균치는 0.7~0.8%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초에는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올해 말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경우 환율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주면서 1%대 상승률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92(2010년=100)로 전년동월대비 1.0% 상승했다. 지난 11월(1.0%)이후 1년 만에 1%대 상승률을 회복했다. 올 초 0.4~0.5%를 오가던 물가 상승률은 하반기 들어 0.6~0.9%로 올라선 뒤, 지난달 1.0%까지 확대됐다.
가뭄 등 기상 악화로 인해 농축산물 가격이 지속 상승한 가운데 국제유가 낙폭이 줄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3분기까지 배럴당 10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10월 87달러, 11월 77달러, 12월 60달러로 떨어졌다. 현재 유가는 40달러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10~11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줄면서 물가가 올라가게 된 셈이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두바이유가 지난해 3분기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유지하다가 4분기 이후부터 본격 하락했다”면서 “석유류, 국제유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둔화되면서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활물가는 0.1%의 낮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채소, 과일, 어류 등 신선식품 물가가 3.0% 올랐다. 품목별로 양파(98.9%), 마늘(35.0%), 파(42.7%) 등이 여전히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다만 쌀(-3.9%)은 대풍 영향으로 물가가 떨어졌다.
유가 하락 폭이 축소되며 공업제품 물가도 10개월 만에 보합세(0.0%)가 됐다. 서비스물가에 포함된 집세는 2.2% 올랐다. 전세(4.0%,) 월세(0.2%)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4% 상승하며 지난 1월(2.4%) 이후 가장 높았다. 11개월 연속 2%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도 2.7% 상승해 11개월째 2%대를 보였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다음 달 소비자물가도 1%대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를 0.7~0.8%대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내년 초에는 다시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물가상승률을 전년동월대비로 산출하는 만큼 올해 초 담뱃값 인상(기여도:0.59%포인트) 효과가 내년에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말 미국금리가 인상될 경우 환율이 약세를 보이며 수입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고, 국제유가도 점진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소비자물가는 내수 회복과 더불어 저유가 효과가 사라지면서 지속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중동 정세불안, 이란 제재해제 등 지정학적 요인이 있어 변동 요인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내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내년 평균 1.2~1.4%대 물가상승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