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NHN엔터, 유상증자에 자승자박?

by정병묵 기자
2015.01.20 15:30:48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모바일 게임 대장주로 꼽혀 온 NHN엔터테인먼트(181710)의 주가가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에 방점을 찍었지만 ‘본업’인 게임의 실적이 개선이 요원한데다 신사업의 성공 가능성에도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많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전날 대비 6.57% 내린 7만5400원에 마감하며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지난 7일 3485억원 규모 유상증자 실시 이후 21.2% 떨어졌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되는 금액의 40%인 약 1400억원은 기존 게임 사업에 투자한다. 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건립에 277억원(7.9%)을, 간편결제 사업 진출 관련 마케팅 비용 등에 1500억원(43%)을 지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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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이번 증자의 의외성을 볼 때 주가하락은 예상됐다는 반응이다. 커머스 회사로 변화를 꾀하는 것은 좋은데 신규 사업에 대한 성과가 확인되지 않은 반면 게임 사업의 실적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키움증권은 게임 회사와 커머스 회사 사이에서 정체성을 잃고 있다며 NHN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했다.



NHN엔터테인먼트 판교 사옥 전경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e커머스 사업의 성장성에는 동의하나 아마존, 알리바바, 라쿠텐, 11번가 등이 국내외로 포진하고 있어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간편결제 시장도 다음카카오, LG유플러스, 알리페이, 네이버, SK플래닛 등이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신규 비즈니스에 대한 성과를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상황에서 이번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은 다소 과도한 수준일 수 있다”며 “새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려면 시일이 소요될 것이므로 구체적이고 확실한 명분으로 증자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e커머스’ 등 신규 비즈니스에 가시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유상증자에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는 해석도 있다. 간편결제 사업 투자액도 중장기적으로 e커머스 서비스의 결제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한국사이버결제, 파이어링크 등 인수 후 총현금은 573억원 정도로 ‘백년대계’를 위해선 대규모 자금 조달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단기 주가 영향 가능성은 있으나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신사업 부문의 공격적 투자에 우호적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