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냉연·특수강 날개 달고 글로벌 도약 준비
by성문재 기자
2014.11.18 15:05:06
세계 최초 밀폐형 원료저장.."친환경·고효율"
열연공장 열기 후끈..냉연공장은 철저한 관리
'자신감 원천' 연구동, 車 응용기술 개발 한창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3고로 전경.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1,2기 고로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3기 고로까지 완성하면서 고로 조강 연 12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제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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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충남)=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난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에서 자동차로 1시간 20여분을 달려 충청남도 당진에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방문했다.
당진제철소 정문 모습은 매출 13조 원의 굴지 제철소 얼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수수했다. 그러나 서울 여의도 3배(882만㎡, 약 267만평)에 달하는 제철소 곳곳을 둘러보면서 굳이 화려함을 내세우지 않은 현대제철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현대제철의 역사는 지난 1953년 ‘대한중공업공사’ 설립부터 시작한다. 이후 인천중공업으로 상호 변경, 현대그룹 편입, 기업공개, 강원산업 합병 등의 발전기를 거쳐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재출범하면서 성장 기대감을 키웠다. 현대제철이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04년 한보철강공업 당진공장 인수였다. 이후 당진공장에 과감히 투자해 일관제철소 준공에 성공했고 지난해 냉연사업 진출, 올해 특수강공장 기공까지 거침없는 성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12조5148억 원, 영업이익 1조52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29.3%, 102% 증가한 것으로 주요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철강시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 당진제철소의 원료 저장 돔 내부 모습. 현대제철은 세계 최초로 도입한 밀폐형 원료 처리 시스템을 통해 환경오염 우려를 해소하고 운영 효율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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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철의 원료인 철광석을 호주와 브라질에서 배로 연 2300만t을 수입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원료를 싣고 온 대형 선박들이 이날 부두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철광석들은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밀폐형 원료 처리 시스템을 통해 운반·저장된다.
송기원 당진제철소 총무홍보팀 대리는 “야외에 철광석을 쌓아놓을 경우 비가 오면 쓸려내려가고 바람이 불면 가루가 날려 주변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며 “밀폐형 원료 저장 시설을 갖추면서 기후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치 효율성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 반제품인 슬라브는 열연공장에서 1250도의 고온과 6000t의 압연 하중을 통해 가공돼 열연코일로 모습을 바꾼다. 현대제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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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은 종 모양의 고로(高爐)에서 비로소 쇳물이 된다. 이 쇳물은 불순물 제거, 성분 조정 등 제강공정을 거치면서 길이 10m, 두께 30cm의 반제품 ‘슬라브’로 모습을 바꾼다.
열연공장에서는 슬라브가 1250도의 열과 6000t의 압연 하중을 거치면서 첫번째 완제품인 열연코일로 거듭나고 있었다. 3~4층 높이에서 공정을 내려다보는데도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냉각 작업을 거쳐 두루마리 휴지 형태로 말린 열연코일이 공장 한켠에 차곡차곡 쌓인 채로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송 대리는 “총 3기의 고로가 생산하는 연 1200만t의 제품 중 70%(850만t)는 열연코일”이라며 “열연제품의 70%(600만t)는 또다시 냉연공정을 거쳐 자동차, 가전 등의 제조과정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열연은 내수, 냉연은 수출 비중이 높다.
| 냉연공정을 거쳐 생산된 냉연코일 모습. 현대제철은 지난해말 현대하이스코에서 분할된 냉연사업을 합병함으로써 냉연사업 부문에 진출했다. 현대제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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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지난해말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을 합병함으로써 냉연부문에도 진출했다. 당진제철소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2냉연공장은 연간 150만t의 냉연코일을 생산한다.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라인이다. 현대제철은 2냉연공장의 생산능력을 연 180만t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압연라인을 효율화하는 한편 도금라인을 추가로 건설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증산 시기는 오는 2016년 2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냉연공정은 열연코일 표면의 물얼룩과 산화물 등을 염산으로 닦아내는 산세처리로부터 시작됐다. 이어 고객의 주문에 맞춰 제품을 제단하고 최대 2700t의 압하중을 가해 고객이 원하는 두께로 가공해냈다.
냉연공장에서는 제품 운반 차량 이외 일반 차량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냉연 제품은 열연과는 다르게 도금 등의 작업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품질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기 때문에 먼지나 벌레 등 이물질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현대제철은 설명했다.
| 당진제철소 내 연구·개발(R&D)연구소 모습. 현대제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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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류 철강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현대제철의 노력은 단순히 생산능력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들른 현대제철연구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7년 당진제철소 내에 400여명의 연구원이 상주하는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동, 압연시험동, 제선시험동, 통합개발센터 등 4개의 건물에 마련된 수백여개 실험실에서 재료분석부터 열연, 냉연 공정 모사 실험, 제강·연주 공정 연구까지 제철회사가 할 수 있는 연구는 모두 진행중이다. 현대·기아차와의 협업을 통해 다른 제철사들이 손대기 어려운 자동차 응용기술 개발 등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상현 응용기술개발팀 연구원은 “하루에도 2~3차례 실험실에 내려와 다양한 테스트를 해본다”며 “최근에는 자동차용 초고장력 강판을 잘 가공하는 방법 등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소 바로 앞에서 진행중인 특수강공장 공사는 벌써 골조가 윤곽을 다 드러내 규모를 짐작케 했다. 내년말 완공, 오는 2016년 초 상업생산 시작 예정이다. 봉강 60만t, 선재 40만t 등 연 100만t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특수강 경쟁력 강화 계획에 날개를 달았다. 현대제철은 당진에서 생산한 봉강·선재를 동부특수강 등 2차가공 업체에서 추가 공정을 거쳐 기계·자동차용에 사용되는 부품사로 납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