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제재에 "지진과 같은 보복" 반발
by김겨레 기자
2026.08.25 09:32:48
美 대이란 '경제적 고립' 추가 제재에
이란 "중·러가 수용 안 해…다른 국가도 저항"
"美제재 동참시 보복" 걸프국에 으름장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2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발표하자 이란이 즉각 반발했다. 특히 걸프국들을 상대로 미국의 새 제재에 협조하는 국가에는 보복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왼쪽)과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
|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장관은 이날 미국의 발표 후 이란 국영TV에 출연해 “적들이 우리를 상대로 경제적 테러 공격을 감행하려는 것도 당연하다”며 “우리에게도 수단이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방어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적들은 우리의 공격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다니자데 장관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 모두 미국의 조치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다른 국가들도 저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에 협조하지 않으면 이란을 완전히 고립시킬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에도 대응을 예고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란이 “지진과 같은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 주변국들이 미국의 경제전쟁에 가담한다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단 한 방울의 원유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며 걸프 지역의 다른 원유 수출 경로를 폐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의 신규 제재를 “절박함의 신호”라며 깎아내렸다. 그는 “미국이 군사적 압박에서 다시 기존 경제제재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번 조치 역시 이란을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입증된 방식을 반복한다고 해서 다른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미 실패한 제재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이란과의 교역 중단이나 축소를 요구하는 것은 주권 침해이며 유엔 헌장 위배”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중동 최대 교역 상대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의 발표에 앞서 이란과의 교역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미국과 UAE가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란 경제는 미국의 원유 수출 봉쇄로 이미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인정했다. 이란 리알화 가치도 최근 추가 하락하는 등 외화 부족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