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AI 다음은 양자”…‘스톡폴리오’ 퀀텀 의료 AI 정조준

by박소영 기자
2026.02.03 09:27:04

오연우 스톡폴리오 대표 인터뷰
영상·이미지 AI에서 퀀텀 의료 영상 AI 기업으로
IBM 퀀텀과 의료 기업용 AI 솔루션 개발 착수
글로벌 자금 기반 중동부터 북미 시장까지 진출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팀 구성부터 글로벌 DNA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하는 등 현지 맞춤형 문화적 소통을 할 수 있느냐가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본다.”

북미와 중동 등 글로벌 시장을 타겟 삼아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인공지능(AI)·데이터 인프라 기업 스톡폴리오의 오연우 대표가 전한 말이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하면서 기업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실제 성과를 낸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때 글로벌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가 현지 정착의 성공 여부를 가른다는 이야기다.

스톡폴리오는 의료영상(DICOM)·병리(WSI)·임상기록 등 멀티모달 의료 데이터의 병목(표준화·보안·비용·지연)을 해결하는 의료 양자 머신러닝(QML·Quantum Machine Learning) 기업이다. 현재 병원 온프레미스 환경에서의 실용 성능을 위해 모델 양자화(Quantization) 기반 경량 언어모델(QsLM·Quantized small Language Model)과 의료영상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양자기술과 결합 가능한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내부 기술을 고도화 중이다.

스톡폴리오는 영상·이미지 AI 전문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기업 홍보 영상 전문업체 AKA 프로덕션을 운영 중이다. 이곳을 통해 창출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퀀텀 의료 AI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회사는 현재 국내외 투자자 대상 신규 투자 라운드를 개시했다.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데일리는 회사 본사가 위치한 판교 경기스타트업 브릿지에서 오연우 대표를 만나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삼은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오연우 스톡폴리오 대표가 자사 사업 모델인 퀀텀 의료 AI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스톡폴리오)






오연우 대표는 미국 명문 여자대학 중 하나인 스미스칼리지에서 물리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졸업 후 ‘기술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과학 유튜브를 운영했다. 유튜브 운영 중 일반인이 영상을 제작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AI 영상 자동화 솔루션을 아이템으로 잡아 창업 생태계에 뛰어들었다.

스톡폴리오는 2020년 설립 이후 5년간 영상·이미지 AI 전문 기업으로 운영됐다. 오 대표는 지난해부터 회사 비즈니스를 퀀텀 의료 AI 솔루션으로 피봇(사업 모델 전환)했다. 회사는 그간 AI 영상 관련 분야에서 고난도 인식·추론 모델을 구축하며 경험을 쌓았다. 텍스트 AI가 아닌 영상·이미지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며 의료 데이터 역시 이미지 기반의 초고차원 데이터를 다룬다는 점을 파악해 의료 분야로 사업 영역을 좁히게 됐다.

그는 회사가 ‘메디컬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료 시장에서 아직도 박사급 엔지니어가 일하는 시간의 60~80%를 데이터 수작업에 할애하는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즉 데이터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더 들고 정작 알고리즘을 짜 분석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때 스톡폴리오는 분석 시간을 단축하게 하고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직 국내에 둥지를 틀고 있지만 오연우 대표는 글로벌 투자자·기업과 협업해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좀 더 비중 있게 비즈니스를 펼치고자 한다. 예컨대 중동 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 톱 5 제약회사에 제공된 아랍어 영상을 만들어준 걸 계기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에서도 의료 AI 솔루션 기술검증(PoC)을 논의 중이다.

오 대표는 “제조·금융·의료 분야에 고차원 데이터가 많지만, 특히 의료 데이터는 영상·병리·임상기록이 결합된 멀티모달 환경이라 병목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세포-수준 병리 패턴을 양자-고전 하이브리드로 모델링하는 의료 QML 기업을 목표로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톡폴리오는 이와 관련해 IBM 퀀텀 프로그램에 선정돼 IBM의 양자 컴퓨팅 생태계와 연계한 기술 검증을 진행한 바 있다. 의료 AI 에이전트 ‘클레로(Qlro)’ 개발을 통해 의료 AI의 비용·지연·보안 문제를 줄이는 방향의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아직 AI 윤리, 데이터 프라이버시뿐 아니라 의료 산업에 존재하는 여러 규제로 퀀텀 의료 AI 솔루션을 펼치기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의료는 규제가 엄격해 투자자와 바이어가 부담을 느끼는 시장이지만, 최근에는 가이드라인과 심사·거버넌스에 관련한 체계가 정교해지면서 혁신 기술이 들어갈 수 있는 경로가 명확해지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병원·기관 중심으로 실증 컨소시엄·협력 네트워크도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병원에서 데이터는 핵심 자산인 만큼 스톡폴리오는 △비식별화·가명처리와 재식별 방지 체계 △개인정보보호(접근통제·감사·보안) △AI 윤리와 책임 있는 AI(설명가능성·편향관리·모니터링) △데이터 정규화·표준화(DICOM·FHIR 등)와 품질관리를 기반으로 규제 요구사항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가 전한 스톡폴리오 사업의 최종 목표는 병원 현장에서 의료 멀티모달 데이터(영상·병리·임상)의 병목을 해소해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의료 AI 운영을 가능케 하는 거다. 그는 이외에도 여성 창업자로서 후배 창업가들에게 “여성 창업가라는 말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배들이 그랬듯 후배 여성 창업가를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여성이 마음 놓고 테크 창업에 도전하고 관심을 두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