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이자 백신 승인 추진했는데 왜 아직도?

by신정은 기자
2021.12.14 15:10:48

中, 7월 행정 당국 검토까지 진행
바이온테크 측 "6월 승인 예상" 밝혀
5개월째 무소식…정치적 이유 때문인듯

(사진=AFP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정부가 5개월 전부터 화이자 백신 도입을 위한 실무 검토를 벌여왔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4일 미국 CNN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감염자가 속출했던 지난 7월 화이자 백신 도입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마치고 행정당국이 추가 검토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화이자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제약사 바이오앤테크(BioNTech)가 중국 제약사 푸싱(復星·FOSUN)제약과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판 화이자’를 생산하는 방식을 추진해왔다.

실제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5월 푸싱제약 측은 “자회사 푸싱의약산업이 리보핵산(mRNA·전령RNA) 코로나19 백신의 현지화, 상업화를 실현하기 위해 바이오앤테크와 합자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독일 바이오앤테크의 창업자인 우구그 사힌 회장 역시 화이자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늦어도 6월에는 중국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해 ‘칭링(淸零·제로 코로나)’정책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화이자 백신 승인 여부에 대한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인구의 80% 이상인 11억 여명이 자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인 시노백·시노팜 등 백신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등에 따르면 시노백·시노팜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등과 같은 mRNA 계열 백신보다 효능이 훨씬 떨어지고 면역 효과도 급속히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은 오미크론 변이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자국 백신만으로 코로나19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화이자 백신 도입을 미루는 것에는 정치적 이유와 함께 자국 백신 생산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더욱이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자국 백신을 기부하며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옌중 황 미국 외교협의회(CFR) 세계보건 분야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한 뒤 이를 기술발전 홍보 수단으로 사용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에서 만든 백신을 도입한다면 자국의 기술이 다른 나라보다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