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6]"인간 대체할 AI시대, 창의적 교육만이 해결책"(종합)

by김영환 기자
2016.06.15 13:26:32

[세션2 대담]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최진기 오마이스쿨 대표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정재승(왼쪽)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송길영(가운데) 다음소프트 부사장, 최진기 오마이스쿨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 세션2에서 ‘포스트 휴먼시대:인간·정보·로봇, 그 다음은’이란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다가오는 인공지능(AI)의 시대는 인간을 대체할 겁니다. 자동화의 위험성에 노출된 직업군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무얼 하더라도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의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1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 세션 2 ‘포스트 휴먼시대: 인간·정보·로봇, 그다음은’에 패널로 나선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교 교수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최진기 인문학자(오마이스쿨 대표)는 대담에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AI의 미래를 지적하면서 교육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패널이 공통으로 꼽은 대안은 창의적 교육 방식이었다. 정재승 교수는 카이스트에서 진행한 수업을 예로 들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세상에 없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필요로 하는 것을 상상하라고 과제를 준다”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당혹스러워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상상해온 것을 실제로 만들어보라고 한다. 그 순간 학생들은 순간 좌절한다”며 “상상한 것을 실제화하려면 전자회로와 힘과 운동 등 과학의 기초이론을 다시금 완벽히 이해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수업은 자신의 전뇌를 다 쓰는 교육방법”이라며 “전뇌 발달을 위한 강의를 20개만 듣는다면 AI시대를 두려워할게 없다”고 역설했다.

인문학자이자 교육 전문가인 최진기 대표는 “성인이 된 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의 90%는 쓰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을 발현시켜 줄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보면 이과 학생들은 문과 공부를 하지 않고 문과 학생들은 이과 공부를 하지 않는다”며 “현대 기업이 요구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이공계 전문가는 현실상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실상 창의적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독서가 중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유태인이 1년에 읽는 독서량만 68.5권인데 우리는 9.1권”이라고 지적했다. 1년에 100권씩 책 읽는 사람을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AI시대에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책 읽는 교육문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문학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 대표는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AI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추는 게 중요하다”며 “8개 노밸상 가운데 6개를 유태인이 받는다는 사실에서 독서가 일상화한 유태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새 시대를 앞두고 인문학을 통한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방식과는 달리 앞으로는 인간 사회를 이해하는데 새로운 데이터가 쏟아질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현상을 이해하고 해독할 수 있는 인문학자가 나와야 하고 그런 인문학자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최근에 축제 랭킹에 관한 리포트를 만들었는데 다들 반응이 좋았다”며 “발표가 끝날 때까지 그 리포트가 로봇이 만든 줄 몰랐다”고 소개했다.

이미 업무 전반적 분야에서 AI가 광범위하게 적용돼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로봇이 하는 것이 거기까지라면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넘을 수 있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우리의 경쟁자였던 인도·중국 등은 밥도 먹고 잠도 잔 인간”이라며 “AI시대 우리의 경쟁자인 로봇은 잠도 안 자고 밥도 먹지 않는다. 인간을 대체할 AI시대에 대한 근본적 차원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부사장은 “앞으로의 인간은 그저 핸드폰 만들기보다는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인간 간의 교류를 돕겠다는 추상화한 목표를 세워야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 패널은 A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을 때 우리의 교육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 교수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우리 사회가 A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을 때 우리의 교육과 일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