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진작용 추경 세출확대 가닥…줄어든 세입보전 관건

by김진우 기자
2013.04.17 18:01:27

[이데일리 김진우 안혜신 기자] 여·야·정이 추가경정예산(추경) 총액 규모는 유지하되 세입보전액을 줄여 세출을 늘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늘어나는 세출은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활성화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보여 추경의 경기부양 효과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줄어드는 세입보전액을 어떻게 메울지는 여전히 관건으로 남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정부는 17일 국회에서 추경 처리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이처럼 정부추경안을 보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 참석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 김현미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총액을 유지하고 (현)규모에서 세입보전을 줄이고 세출을 늘리기로 했다”며 “추경 총액을 늘리는 것은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추경안 17조3000억원 가운데 세입보전용은 12조원, 세출확대용은 5조3000원이다. 여·야·정은 정부안에서 세출을 2조원 안팎 늘려 총 7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세입보전액은 10조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정부안에서 얼마만큼 세출 규모를 확대할지는 각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늘어난 세출은 일자리 만들기와 민생 안정에 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추경안에서 일자리 예산이 4000억원이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출예산 규모가 너무 적다”고 말하자,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대행은 “민주당안(案)과 생각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문제는 정부의 추경안에서 세입보전액이 줄어들 경우 이를 어디서 보충할 것이냐다. 추경 효과가 경기회복으로 이어진다면 저절로 감소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지만, 경제성장이 계속 지체된다면 세입결손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일각에선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기업은행의 지분 매각을 늘리거나 추가 추경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입을 줄이고 이를 세출로 돌리게 되면 전체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서 경기부양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세입보전을 10조원으로 할 때 생겨날 수 있는 문제는 없는지, 모자라는 부분을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추가적으로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의 4월 임시국회 처리도 난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의학계에서는 응급치료를 놓쳐서는 안되는 ‘골든타임’이 굉장히 중요한데 추경 예산안이나 부동산 대책도 마찬가지”라며 추경의 적시집행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추경을 ‘세입보전용·부동산대책용’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칼질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18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다음주 초부터 상임위별로 예비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간 다섯 차례 추경 심의는 정부 제출 이후 국회 의결까지 평균 38일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