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일본, '반도체 밀월'…TSMC, 日에 패키징 시설 검토

by양지윤 기자
2024.03.18 14:18:26

대만만 있는 후공정, 일본에 도입 검토
'AI 붐'에 TSMC·삼성전자·인텔 등 생산 확대 중
日 소·부·장 경쟁력·정부 전폭적 지원 유리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첨단 패키징(후공정) 시설을 일본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붐으로 전 세계적으로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일본이 TSMC의 해외 첫 첨단 패키징 시설 후보지로 떠오른 건 반도체 재료·장비 제조사와 탄탄한 고객 기반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TSMC 로고(사진=로이터)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일본에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 공정을 일본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노력에 추진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TSMC의 CoWoS 공정은 모두 대만에만 있다. CoWoS는 칩을 서로 쌓아 올리는 고정밀 기술로, 공간을 절약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 처리 능력을 향상시킨다.

로이터는 “심의가 초기 단계에 있으며,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TSMC는 공정 도입과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CoWos 생산량을 올해 두 배로 늘리고, 오는 2025년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한 바 있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 수요는 전 세계적인 AI 붐을 타고 급증하고 있다. 이에 TSMC와 삼성전자(005930), 인텔 등이 모두 생산능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 부활 전략에 맞물려 TSMC가 현지 패키징 사업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반도체 재료와 장비 제조 강국이며 칩 제조 역량에 대한 투자 증가와 탄탄한 고객층이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첨단 패키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TSMC는 2021년 도쿄 북동쪽 이바라키현에 첨단 패키징 연구 개발 센터를 설립했고, 삼성전자도 요코하마에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첨단 패키징 연구시설을 짓고 있다. 인텔 역시 일본에 첨단 패키징 연구시설 설립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텔은 이에 대한 논평을 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TSMC의 일본 내 투자 계획은 한국과 대만에 밀려 반도체를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여기는 일본 정부의 관대한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추진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대만과 다른 지역의 다양한 칩 회사로부터 투자가 유입되고 있다”고 짚었다.

TSMC는 반도체 기업 외에도 소니와 토요타 등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현지 벤처에 대한 총 투자액은 2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TCMS가 일본에서 첨단 패키징 공정을 구축하더라도 규모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앤 치아오 트렌드포스 애널리스트는 “일본 내에서 CoWoS 패키징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현재 TSMC의 CoWoS 고객 대부분은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